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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소녀 행주치마

밤비 김용수 2006. 11. 20. 09:11
 

 

김 용 수


단풍가슴 내미는

늦깎이 소녀가

빛바랜 행주치마를 걸치고 있다.


까만 눈에는

잿빛 하늘 푸르름 담고

빨간 입술은

푸른 파도 이야기 담아

등 푸른 물고기 삶을

행주치마에 새기고 있다.


널따랗고도 깊은

저기 저 푸른 바다 헤집고 다니다가

잔등 푸르러 지듯

큰 가시 작은 가시 잘도 어우러져

오늘은

늦깎이 소녀 행주치마에서 헤엄을 치고 있다.


하얀 가슴 내미는

늦깎이 소녀 행주치마에는

등 푸른 고기가 노닐다가

늦가을 낙엽이 날리다가

초겨울 싸락눈이 나뒹군다.


* 2006년 11월 13일 허울과 함께 천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