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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방 네거리에 겨울비는 내리고
밤비 김용수
2008. 1. 28. 20:04
멍석 / 김용수
겨울비 내리는 우다방 네거리를 걷는다
헤어질 사람도
만나야할 사람도 없는 그곳엔
때 묻고 빛바랜
빨간 우체통만이 우두커니 서있다
질퍼득 질퍼드득
소리 내어 우는 길바닥엔
외로운 남성의 가슴이
포근한 여성의 천성이 누워있다
튀어 오른 빗방울에
발부리와 옷가지를 적시고
엉겨 붙는 물방울에
어린 날, 뭉쳤던 눈뭉치 굴려본다
즐비하게 세워둔
그때 그 눈사람은
쌓인 연륜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충장로를
금남로를 걷고 있다가
하얗게 뭉쳐진 눈사람으로
둥글게 녹아진 빗방울로
오락가락 하다가
오늘은 차가운 겨울비로
우다방 네거리를 기웃 거린다
2008년 1월 22일 비오는 충장로를 걸으면서
* 우다방=충장로 우체국 앞으로 70-80년 시기에 연인들이 만나는 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