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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馬耳東風으로 들리는 말들

밤비 김용수 2008. 2. 1. 17:41
 (칼럼)

 

  김 용 수 / 논설위원


  요즘 들어 이백의 시에서 유래된 馬耳東風이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말의 귀에 동풍이 불어도 말은 아량 곳 하지 않는 다는 뜻이다. 즉 남의 의견이나 충고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흘려버린다는 말이다.

  어쩌면 위정자들이 가져다준 오늘에 시국과 사회의 흐름이, 국민들로 하여금 마이동풍으로 비쳐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말을 할 때와 말을 들을 때의 마음이 일치할 때 말의 효과는 크다 할 것이다. 특히 말은 전하고자 하는 그 뜻이 잘못 전달됐을 때 오해를 낳는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해 상대방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고자 말을 했는데 그 뜻이 빗나가고, 받아들이는 상대도 그 뜻을 헤아리지 못했을 때 그 말은 오해의 소지를 빚기 마련이다.

  게다가 말은 보이지 않고 기록성이 없어서 말의 원 뜻과는 달리 부풀려지거나, 왜곡되는 경우가 허다하다할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말 잘해서 뺨 맞는 일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 말은 여러 가지의 의미로 해석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을 폄훼하거나 음해하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하고, 남을 비방하는 말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터무니없는 말과 헛말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말들은 상대로 하여금 혼선을 빚게 함은 물론 마음에 상처를 안겨 줄 뿐 아니라 목숨까지도 앗아가는 주범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국민들은 위정자들이 가져다준 오늘에 시국에서 그들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고, 그들의 말을 마이동풍으로 흘려버리고 있지나 않은지, 매우 착잡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대통령의 신년연설을 비롯해 신년기자회견 등의 말들을 마이동풍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대선을 겨냥한 권모술수가 숨어서인지 이해보다는 오해로 받아들여지고 어떠한 말을 해도 국민들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비근한 예로 대통령의 연설. 기자회견 담화 등은 국민 누구나가 귀담아 듣고 그 내용을 상기하면서 나라 일에 동참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노 대통령의 신년연설을 비롯해 기자회견 등은 사뭇 달랐다.

  전임 대통령의 담화나 연설 기자회견 등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유례없는 국민들의 반응이었다. 특히 신년연설을 하는 날 밤에는 엠.비.시 방송에서 “주몽”이라는 역사드라마를 방영하는 시간대로 텔레비전 방영의 황금시간대라 할 수 있다. 꼭 그 시간대에 노 대통령은 신년연설을 해야 했는지에 묻고 싶은 국민들이 부지기수 일 것이다. 

  아마도 그 시간대에 맞춰서 신년연설을 해야 하는 정부 측의 아쉬움도 있었겠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심지어 꺼버리는 사례가 속출했다는 것이다.

  그렇게도 국민들은 대통령 신년연설의 뜻과 진의를 헤아릴 수 없었던 것인지, 변호사 출신으로 달변을 토하는 대통령 말을 듣고 싶지 안해서인지, 대통령의 연설까지도 마이동풍으로 듣고 있는 까닭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도무지 알 수 없는 현실에서 이해를 득하려는 서민들의 삶이 위정자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양극화가 극에 달한 시점에서 반목과 갈등은 더더욱 깊어지고, 목을 늘어뜨린 서민들의 삶은 여기저기서 아우성인데도 위정자들의 행보는 마이동풍 속에서도 또 다른 마이동풍이다.

  이처럼 오늘에 시국과 사회의 흐름은 위정자들이 가져다준 마이동풍으로 비쳐지고 있다. 대통령이 말을 해도, 위정자들이 말을 해도, 어느 누가 말을 해도, 마이동풍으로 듣고 들리는 세상,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제발 당리당략을 떠나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위정자는 없을까? 찾아볼 일이다.   

출처 : 순천강남문학회
글쓴이 : 밤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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