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김용수 2008. 2. 13. 16:59
 

   평사 / 김 용 수

  

  철수와 영희

  바둑이와 함께한 시간들이

  눈발에 찍히고 눈사람은 없다.  


  굴려 뭉쳤던 눈뭉치로

  몸통은 크게

  얼굴은 작게

  둥글게 만들어진 눈사람

 

  비뚤어진 눈. 코. 입

  솔가지로 꺾어달고

  

  곁에 두고픈 사람을 만든다

  

  한사람은 아빠

  한사람은 엄마

  또 한사람은 선생님

  그다음은 또 누구누구를


  국어책에도 사라진

  눈사람 만들다가

  눈사람을 녹인다.


  * 2007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