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되새겨야 한다.
김 용 수 / 편집국장
오늘은 560번째 생일을 맞는 한글날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많이도 변해버린 우리나라의 생활풍습 중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할 날이 한글날이 아닌가 싶다. 국경일과 공휴일 중에서도 “한글날”은 국경일과 공휴일을 합친 날로 그 얼을 가슴깊이 되새겨야할 것 같다.
왜냐하면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업을 추모하기 위한 국경일임을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켜야함은 물론 그 뜻을 기려야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세계화시대에 발맞춘다는 이유로 한글사용을 꺼려하고 외래어사용을 중시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다시 말해 우리국민의 외래어 사용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아니 지나치리만큼 범람하고 있는 외래어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회 곳곳에서 일고 있는 “한글경시”풍조는 국민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하며, 뜻있는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할 것이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의 거리에서부터 조그만 시골거리까지 외래어로 쓴 간판들이 수없이 나붙어 있음은 매우 슬프다 아니할 수 없다. 더 충격적으로 말한다면 우리나라의 말과 글이 실종된 느낌을 받고 있다할 것이다.
따라서 뜻있는 국민들은 “한글날의 변천은 세월과 사회의 흐름을 이용한 위정자들의 행보였다.”며 “위정자들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한글날의 근원과 그 뜻을 살려야 한다.”고 한글날에 근원을 상기시키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1926년 11월 4일 조선어연구회가 주축이 되어 매년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해 행사를 거행했고 1928년에 명칭을 '한글날'로 바꿨다. 1932, 1933년에는 음력을 율리우스력으로 환산하여 양력 10월 29일에 행사를 치렀으며, 1934~45년에는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하여 10월 28일에 행사를 치렀다. 그러나 지금의 한글날은 1940년 “훈민정음”원본을 발견하여 그 말문(末文)에 적힌 "正統十一年九月上澣"에 근거한 것으로, 이를 양력으로 환산해보면 1446년(세종 28) 10월 9일이므로 1945년에 10월 9일로 확정했다. 2005년 12월 8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 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돼 국경일이 됐다.
특히 이 날에는 세종문화상을 시상하고 세종대왕의 능인 영릉(英陵)을 참배하며 전국에서 학술대회 및 각종 백일장까지 치뤘었다.
그러나 현재는 한글에 대한 애증이 식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경시풍조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반증하듯 전 복지부장관을 지냈던 이태복씨는“알토란같은 기업이 월가에 팔려나가고 제 부실조차 모르는 외국계 회사들에게 경영컨설팅까지 맡기게 되면서 이상한 유행이 우리사회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 선봉은 외국자본의 지배력이 강한 금융권이었다. 국민은행이 KB로 바뀌고 영어를 모르는 농민을 주인으로 하는 농협까지 NH라는 간판으로 바뀌었다. 권력흐름을 재빨리 간파한 공기업들도 여기에 가세했다. 한국통신이 KT로, 도로공사가 EX로 회사표시를 바꾸더니 한심한 일까지 벌어졌다. 표어도 ‘Eco-bridge’로 변했다. 참 한심한 인간들이 겉멋(?)을 부린다고 저런 흉내를 내고 있으니 그 터널 근처만 가도 빨리 지나가고 싶어진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또 그는 “제 얼굴을 짓밟는 풍조는 최근 들어 아주 고질병이 되고 있다. 서울시 시내 각 자치단체는 영어로 처발라진 이름의 행사를 하고, 아예 영자로 깃발을 만들어 도로 양옆을 수놓는다. 그래야 선진국이 되고 일류가 될까? 하기야 제 글로 밥을 먹고 사는 작가라는 자가 영어공용화를 외쳐대고 있으니 그 끝이 어디일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또 국민들에게 정신의 양식을 보급한다고 외쳐대던 출판인이 제 자식을 일찌감치 미국에 조기유학을 보내고 있다.”며 뜻 깊은 “한글날”의 얼을 되새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처럼“한글날”은 우리조상의 얼과 문화가 담겨있는 뿌리임에도 불구하고“경시풍조”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오늘에“한글날”은 위정자들의 행보에 떠밀려 제자리걸음조차도 못하는 날로 전락돼버렸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랜만에“한글날‘의 노래를 부르며, 그 노랫말을 지면에 옮겨볼까 한다.
1절 :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 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 한글은 우리자랑 문화의 터전 / 이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2절 : 볼수록 아름다운 스물 넉자는 / 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있고 / 누구나 쉬 배우며 쓰기 편하니 / 세계의 글자 중에 으뜸이도다 / 한글은 우리자랑 민주의 근본 / 이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3절 : 한겨레 한맘으로 한데 뭉치어 / 힘차게 일어나는 건설의 일꾼 / 바른길 환한 길로 달려 나가자 / 희망이 앞에 있다 한글의 나라 / 한글은 우리자랑 생활의무기 / 이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