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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줄 바람

밤비 김용수 2009. 4. 1. 12:48

 

김 용 수

 

윙윙 우이위이 웨웽

낚시 줄 바람이 찬 새벽을 일으킨다

 

꽃샘추위를 미끼로 던진

봄 낚싯대는 활처럼 휘어지고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팽팽해진

낚시 줄은 도망가는 겨울 붙잡고서

짙푸른 하늘을

검푸른 바다를

번갈아 쳐다보며 바람을 가르고 있다.

 

쌩쌩 수이쉬이 쌔앵

낚시 바늘 꿰인 아가미가 찢기운다

 

봄을 가로챈 낚시 줄엔

입술 스치는 휘파람소리내고

샛바람, 하늬바람, 마파람, 된바람을

낚시 줄 바람으로 갈래갈래 갈라대고서

연락바람으로

춤바람으로

계절의 북장구로

세월의 판소리로

소리 내어 우는 낚시 줄 바람이다

 

2009년 4월 1일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