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 별 집
초록바다
밤비 김용수
2010. 5. 25. 23:41
김용수
연두 빛 능선너머에 푸른 능선이
그 능선 너머에 진녹색 긴 능선이
잔물결 일렁이다 초록바다로 출렁인다
오월을 타고 넘은 시간들은 거스름을 모르고
계절이 뿌려놓은 초록물감에 편승한 채
“초록은 동색이다”라는 童詩를 쓰고 있다
철없던 어린시간들, 헐벗음도 굶주림도 몰라
연약하다 못해 어리광피웠던 분홍빛 재롱들
초록바다 떠다닐 때 망각그물 찢긴다
누르스름하게 병이든 이파리는 초록바다 표류하다
흉터로 남은 상흔과 아물지 않은 상처를 뜯어본다
꺼무티티하게 썩어간 원줄기는 초록바다 바닥에서
흙속에 파묻힌 뿌리와 썩어가는 이파리를 더듬는다
검푸른 능선 너머에 용천수 솟고
그 능선 너머 너머에는 생명수 흐르고
초록바다 녹색파도는
주머니 없는 시간저고리와 세월치마를 만들고 있다
2010년 5월 24일 순천병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