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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한 연가

밤비 김용수 2010. 8. 18. 09:37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한 연가 
 
 
 


 


 
 

1
탓하지 마라
누구나
길을 가다보면
잠시 쉴 때도 있고
오랫동안 쉴 때도 있고
길 위에서 잠들 때도 있다

 

갈래 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
막다른 길에 닿아서야
되돌아 올 때도 있고
깊은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도 있다

   


 

2
소낙비를 만나
갑자기 흠뻑 젖을 때도 있고
돌멩이에 걸려
넘어져 다칠 때도 있고
수렁에 빠져
온몸으로 허우적거릴 때도 있고
불어난 개울물을 건너다가
한참을 떠내려 갈 때도 있다.

 

친구를 만나
동행할 때도 있고
강도를 만나
빈 몸으로 가야할 때도 있고
그 죽일 놈의 사랑 때문에
울면서 길을 갈 때도 있다

 


 

 

3
때로는
집에 두고 온 것이
못내 아쉬워
한참을 가던 길을 되짚어
옛집으로 되돌아가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웃지 마라
우리 모두는
길 위에 서있는 사람,
길을 나선 모든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가야만 할 사람

 

집에서 멀어진 사람은
그 만큼 되돌아와야 할 길도 멀다는 것을
모든 길은 집으로 향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줄 사람이
바로 그들이기에

   

 
 

 

4
되돌아가는 이 보고
앞선다 자랑하지 말고
잠든 이 보더라도
게으르다 비웃지 마라

 

우리 모두 한 때는
삶에 지쳐
저들처럼 길에서 잠들어 있었기에

그들도 언젠가는 깨어
우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편히 쉴 것이기에

 


 

 

5
미운 이 때문에 늦어진다
탓하지 말고
사랑하는 이 때문에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원망하지 마라

 

그들이야말로 한 때
우리를 위해 그토록 먼 길을
아무런 불평 없이 되돌아 가준
바로 그 사람이었기에

 

 



   

6
길 위에서
내가 만난 사람
그들이 바로 길이었기에
그들이 모두 나였기에

 

길은
언젠가

길 그 자체가
되고 말 것이기에

 

 



   

7
오, 상처받은 영혼들이여
그 누가
이 슬픔과 고통의 길 위에서
한번쯤 길을 잃고 방황하지 않았으랴

 

 

 

 

그래요
우리 모두는 길 위에 서있는 사람들이지요.
언젠가는 내 본향 집으로 돌아가야 할 몸
그 길이 왜 이리도 멀고 아득한지요?
지친 삶 모두 내려놓고
어서 내 본향으로 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출처 : 용산1959
글쓴이 : 목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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