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도시로 뜨고 있는 순천 / 김용수
天高馬肥의 계절이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이 찐다는 계절 앞에 가을정서가 물씬 풍긴다. 그 중에서도 독서는 마음의 양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가을정서가 아닐까 싶다.
국가정원 1호가 선정된 순천 땅에 또 다른 희소식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림책도서관이다. 지난해 4월 25일 개관해 현재까지 총 4회의 전시회를 운영한 그림책도서관은 총 관람객수가 43,892명에 이르고 있다.
각 전시회는 3개월 동안 운영된다고 한다. 물론 주 관람객은 순천어린이들과 시민들이다. 하지만 순천만 국가정원을 찾는 관광객들과 어린이들은 순천그림책도서관을 필히 찾는다고 한다.
특히 각 지역에 있는 도서관, 구청 등에서 그림책도서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순천그림책도서관으로 벤치마킹을 많이 오고 있다고 한다.
오는 5회 때는 김재홍 작가의 전시회가 계획되어 있고, 그 이후의 전시에 대해서는 전시내용의 다양성을 위해 출판사와 협력전시를 하고, 신인작가들과 전시회를 기획하는 등 다양한 전시를 할 계획이다.
게다가 오는 11월에는 작가, 출판사, 그림책 파워블로거들을 위한 팸투어를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출판사와 협업해 그림책관련포럼을 할 계획을 갖고 있고, 북페어 참가 등을 통해 국내외 그림책작가와 출판사 관계자들과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그림책도서관이 단순하게 전시기능으로 그치지 않고 한국 그림책산업을 이끌어가고 신진그림책작가들이‘순천 그림책도서관’을 통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일까? 그림책도서관은 순천만 국가정원에 어울릴 수 있는 도서관정원과 내부의 전시공간을 연결시킬 계획이다.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무는 하나의 큰 전시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작가에게 편지쓰기, 북마크만들기, 빛그림공연등의 확산으로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과 관람프로그램을 더 확대할 계획이어서 더욱 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책 읽는 인문순천 만들기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시민 1만 명당 도서관장서가 전국 평균의 2배, 공공도서관 6개와 50여개 의 작은 도서관이 있어 걸어서 10분이면 도서관을 찾을 수 있는 명실상부“도서관 도시”이다.
인문 고전읽기, 청소년 인문학 학교, 시민 인문학-도서관에서 만난 사람, 인문독서 아카데미, 길 위의 인문학, Ceo와 리더 인문학, 등 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게다가 일반인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인문학”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순천에 기적의 도서관이 생기면서 도서관 문화가 변화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것은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이용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북스타트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하는 순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뿐 아니다.‘청소년 인문학 학교’와 ‘정세청세’등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무거운 학업 스트레스와 스마트폰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생각하는 힘과 삶을 스스로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철학적, 인문학적 사고의 틀을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천년 順天 문화와 역사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5월부터 매월 토요일 진행됐다. 우승완, 위승환, 정종민, 모세환 강사가“천년 순천의 백년 전 도시이야기”를 비롯해 태백산맥에서 미래를 찾는다, 순천을 걷다, 보다, 알다, 대한민국 대표정원 순천만 정원으로의 초대 등을 주제로 각각 운영하고 있다.
한편‘도서관 도시’로 뜨고 있는 순천시 이강선 도서관 운영과장은 “초등, 청소년·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강의는 호응이 뜨겁다”며“10만 5천여 권의 인문학 서적을 보유한 순천시 도서관은 앞으로 인문학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이용자를 배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렇다. 힐링도시 순천!, 도서관 도시 순천!’으로 뜨고 있는 시점에서 가을독서는 크나큰 양식이다. 더욱이 인성교육이 시급한 사회풍토에서 인문학을 사랑하는 시민들괴 이를 뒷받침하는 공직자들이 있어 순천의 미래는 밝다.
국화 코스모스 등 무더기 꽃들이 피어나고 단풍드는 아름다운 가을에 인문학 사랑이 익어만 간다. 순천이 부럽다. 28만 시민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 순천은 결코 지상낙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