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값 톡톡히 하는 순천시의장 / 김용수
“완장”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국어사전에 풀이한 완장이라는 뜻을 다시 한 번 새겨두고 싶다. 자격이나 지위 등을 나타내기 위해 천이나 비닐로 만들어 팔에 두르는 띠를 말함이다.
순천시의회 ‘의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완장!’ 그 완장의 지위와 자격 그리고 권력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시 말해 임종기의장의 독선적 의회운영을 비롯해 각종행사장에서 비쳐진 언행들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축하해야할 행사장에서 축사는커녕 언성만을 높이면서 자신의 선심성업적을 홍보하는 것이 다반사다. 게다가 축하행사가 치러지고 있는 그 지역의 시의원내지는 도의원을 소개하는 등 준비되지 않는 언행과 두서없는 축사로 지역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8월 29일 열린 제205회 1차 본회의장에서는 국민의례와 의장 인사말 등의 의례절차를 마친 후,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정회에 들어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등 시민을 무시한 처사를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의회가 심의중인 의안과 청원, 기타 중요한 관심 사안에 대한 의견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5분이내의 발언”을 할 수 있는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한 김인곤 의원(도시건설위원장, 서면․왕조1동)의 발언기회를 의장이 차단한 것이 발단이 됐다.
임 의장은 “의회 회의 규칙에 5분 발언을 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본회의 개의일 전일까지 발언취지를 의장에게 서면으로 신청해야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어겼기에 발언 기회를 줄 수 없다”며 ‘절차상’의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얻어 자신이 준비했던 5분자유발언의 취지를 설명하려 했으나, 발언을 중단시키는 의장의 고성이 회의장에 울려 퍼지면서 곧바로 정회가 선언됐다며 독선적인 의회운영에 반기를 들었다.
10여 분이 지난 후, 회의는 속개됐지만 회의장에 남아있는 의원은 12명에 불과해 본회의의 취지와 목적과는 상반된 순천시와 시민들의 명예까지도 실추시키는 사례를 남기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일부의원들과 공직자들은 임 의장이 김 의원의 발언을 막은 이유는 ‘절차’가 아닌 김 의원이 발언하고자 했던 ‘내용’자체가 임 의장의 입장과 상반된 내용이었다며 의장의 독선적인 의회운영을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편익을 추구하는 민간투자 사업을 유치하는 아주 중요한 시민관심사안인 5분 발언을 차단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있을 수 없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날 김 의원은 “순천시의 발전을 위해 민간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라는 골자의 발언을 하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임 의장의 입장에서는 순천만 랜드 조성사업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터라 김 의원의 발언을 미연에 차단했다는 후문이 나돌고 있다.
생각해 보자. 순천시 역대의장들은 의원의 발언을 막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관례적으로 개의 전에 발언을 신청해도 받아 들여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의장은 보이지 않는 의장이라는 완장 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의장 본인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의원들의 발언권마저 빼앗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심각한 행위다”며 “진솔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겠다.”라고 말해 그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성 싶다.
한편, “일하는 의회, 소통하는 의회, 협력하는 의회”라는 의정방향을 제시하며 출범한 제7대 순천시 후반기의회는 상임위 구성에서부터 삐걱대며 의정방향에 역행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의장의 독선적 의회운영 방식과 리더십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 등 갈등과 반목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재갈공명의 심서 중에서 두 번째 악인 권력의 사치는 나라를 망하게 한다고 했다. 군대에서는 계급이 깡패이고 사회에서는 직급이 깡패라고 한다. 조그만 자리를 얻고서 자기만의 특이함과 특별함을 내 세운다는 것은 권력, 자리, 경제력 등과 같은 자신의 힘을 과시함이고 자신의 법위에서 군림하는 행패 부림이다. 어느 조직이고 간에 개인에게 권력이 주어졌을 때, 이를 과신해 힘을 함부로 휘두르면, 남도 해치지만 스스로를 망치게 된다. 힘은 양날의 칼이기에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공평함과 엄중함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군대에서는 병권을 아무에게나 주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며, 사회생활 술자리에서도 병권을 아무한테나 주면 폭탄주에 초토화 되는 법이다.
다음은 순천시민의 소리다. “순천시의회 후반기의장 당선부터 예견된 사항이나, 임종기 의장은 이제 개인이기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의회민주주의 실현과 순천시민을 위한 의회수장으로서, 의무와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근본적으로 꼴통사고에 젖은 자가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순천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과 귀는 열려 있다. “의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완장”을 행사하는 것도 좋지만 과욕을 부리는 것은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각인해야 할 것이다. 의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완장”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순천시의회가 언제쯤 시민 곁으로 돌아올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