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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재란역사연구에 참여한 중학생들 / 김용수

밤비 김용수 2017. 10. 31. 13:25


“우와! 참여했다.”
“드디어 순천중학생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청순하고 순수한 중학생들의 역사의식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26일이었다. 평화공존에 관한 학생토론회가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 습지센터 2층에서 들려오는 관광객과 시민들의 목소리다.


순천신흥중학교 학생과 금당중학교 학생들은 1박2일로 정유재란역사연구에 동참했다. 그들은 첫날,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유적지를 탐방하고 당시의 전쟁사를 체험했다. 그 다음날은 탐방체험에서 얻은 역사성과 사장되고 왜곡된 순천도호부민과 호남백성들의 활약사를 순천시에 접목하는 토론회를 가졌었다.


그 결과 3국의 국제전쟁사가 있는 순천지역에다 “평화공존의 평화공원을 만들자.”라는 뜻이 모아졌다. 그 당시의 전쟁사를 비춰볼 때나 오늘날의 국제정세를 감안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열강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뜻있는 인사들과 관광객을 비롯한 시민들의 술렁임은 예전과 달랐다. “아! 순천은 국제전쟁터인 검단산성과 왜교성 그리고 광양만전투가 있었던 곳이구나!”라는 감탄사와 함께 순천도호부의 중요성을 뒤늦게나마 알게 됐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번 정사연에서 마련한 중학생들의 1박2일의 역사탐방체험과 토론회는 새로운 정유재란의 역사관이 성립되는가 하면 사장된 역사와 왜곡된 정유재란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날, 사)정사연이 마련한 중학생들의 토론회장은 열기가 넘쳤다. 그들은 자신들이 탐방 체험했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의 주역들처럼 흥분하면서 약소국의 아픔을 스스로가 느꼈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간신들의 간언과 선조의 무능함은 중학생들의 피를 거꾸로 솟아오르게끔 했으며, 백성과 나라를 걱정하는 충신들의 아픔을 각인하는 시간이었다.


시민들은 말한다. 이번 금당중학교학생과 신흥중학교학생토론회는 참으로 잘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 행사는 지속적으로 개최해야한다고 말이다. 더욱이나 이 행사를 지켜본 뜻있는 인사들은 “중학생들에게 역사탐방체험 행사에 참여하게 한 동기부터가 참신하다며 희미해져가는 정유재란역사를 되살리는 불씨가 됐다고 말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의 1박2일 동안의 언행은 하나의 빈틈이 없었다. 그저 정유재란역사연구에 관한 보람찬 시간을 가졌었다. 가끔 동료지간과 장난을 치면서도 정유재란 당시의 장수들을 들먹거리고 이순신장군과 원균의 활약상을 주고받았었다.


무엇보다도 토론회장에서의 중학생들의 모습은 성인보다도 더 진지했었다. 왜냐하면 호남을 초토화시키고 호남백성을 무지막지하게 죽였다는 사실에 분노했고, 일본의 야망에 대한 대비책이 없었던 조선정부의 움직임 때문이었다. 특히 당시의 행정관할구역인 순천도호부의 백성들과 호남백성들의 활약 등을 상기해 볼 때, 다시는 이런 란들이 일어나서도, 겪어서도 안 되겠다는 굳은 신념들이었다.


이뿐 아니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말을 전한 이순신장군의 뜻을 되새겼다. 게다가 이들 중학생들은 하나같이 순천사랑과 시민사랑을 되 뇌였고, 더 나아가서 나라사랑, 국민사랑을 마음속으로 되새겼다.


꿈 많은 학창시절, 꿈을 키워가고 그 꿈을 익어가는 길목에서 정유재란역사연구에 동참한 그들이 있기에 내일은 밝다.


뒤로 넘긴 역사 420년
조선수군본영 고금도는
붉디붉은 북새가 떴다


덕동우물 벌컥벌컥 들이키며
휴우우우 숨 고르는 난민들은
수 닭 홰치는 소리
벽파소리를 듣는다


산위에 올라 붉새 바라보며
북새, 복새, 뿔새 불살, 불근살
그 뜻 그 믿음 되뇌고 읊조린다


충무공의 “약무호남 시무국가”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그 말
남바다 붉새가 물어물어 나르고
 
왜놈들 간장 비튼 한산대첩은
지구촌 해전사에 한 획 그었고
울돌목 물길 꿰찬 명량대첩은
왜놈들 수장시킨 고뇌의 바다로
조, 일, 명 3국이 교전한 순천왜교성 전투는
유정, 진린의 뇌물 꾀임으로 통분의 바다로
“한놈도 살려 보낼 수 없다”고 외치며
왜놈들 퇴각로 차단했던 노량대첩은
충무공이 전사한 죽음의 바다다 


옥문을 나선 백의종군 길
서럽고 슬픈 마음 비할 데 없다


정으로 권한 술
차마 사양할 수 없고
억지로 마신 술
취기어린 붉새로 떴다
 
난중일기서
“하늘도 캄캄했다”는 심정
“대낮의 해조차 색깔이 변했구나”의 통곡
남바다 곳곳을 찢고 찢는 울부짖음이었다

어머니 잃고 막내아들 면까지 잃은
이순신은 실성해 통곡 또 통곡 했다 
 
떠날 수 없는 남쪽바다서
목숨을 던졌던 이충무공
그 유해를 80일간 모셨던 고금도 월송대  
풀도 자라지 않고 장부의 가슴 도려낸다

푸른 달빛이 뿌리는 정유재란
묻혔던 역사 들추고
그날의 조각난 사연들
남바다 붉새로 뜨고 있다
(필자의 “남바다 붉새” 전문)

* 붉새 / 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