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조로 날아든 順天의 봄을 / 김용수
경칩이다. 땅속에서 동면을 하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한 날이다. 잠자던 개구리가 기지개를 펴고 활동을 시작하므로 우리 사람에게도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봄은 경칩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인면조로 날아든 順天의 봄, 그 봄은 순천사람들만의 봄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봄이고 한반도의 봄이며, 지구촌의 봄일 것이다. 소통과 화합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금, 세계인들은 한반도의 냉기류를 타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북한국사이의 설전을 무마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었다. 아니 평창올림픽을 통한 소통과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평화의 정신으로 온 세계인들에게 전했다. 아무리 적대국이라 할망정 올림픽에서만은 그 소행을 접어두고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문재인정부가 이번 대북특사를 보낸 연유에서부터 껄끄러운 북미접촉까지가 조심스럽게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쩌면 한반도의 냉기류는 대동강이 녹아내리듯 봄기운을 타고 인면조로 날아들지도 모른다. 순천의 봄으로 날아들 것이다.
하늘이 내려준 順天은 하늘을 따르는 지명으로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런 까닭일까? 순천의 봄은 힐링 할 수 있는 최적의 기후이고 최상의 환경이다. 도시 한 복판으로 맑디맑은 동천이 흐르는 順天의 봄, 온갖 꽃과 수목이 우거진 숲을 지닌 順天의 봄은 가히 환상적인 봄이라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다. 행정면적의 70프로가 산림으로 우거진 순천은 맑은 물과 공기를 생성하는 대자연의 친화도시다.
무엇보다도 순천시 낙안읍성의 배산임수격인 금전산은 옛 이름이 쇠산이다. 100여 년 전 금전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자의 뜻을 그대로 번역하면 금으로 된 돈 산이다. 그러나 실은 불가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부처의 뛰어난 제자들인 오백비구(혹은 오백나한)중 금전비구에서 산 이름을 따왔다" 고 전한다. 지금은 북한의 금강산 일부와 닮았다고 해서 소금강산이라 일컫기도 한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경칩을 기준으로 건강관리에 힘써왔다. 일 년 중 24절기의 하나인 경칩은 우수와 춘분사이에 들어 있으며, 태양의 황경이 345도에 해당된다. 따라서 기후적으로 사람들의 몸체에 이로운 기가 충만케 하는 에너지를 생성케 한다고 했다. 과학적으로도 판명되고 여러 가지로 방증됐지만 고로쇠나무의 물을 먹는 것도 건강관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게다가 개구리알과 도룡룡알 등을 먹는 풍습도 이와 흡사한 경우다.
그렇다, 우리인간은 영원불멸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생명의 연장이다. 건강한 정신과 육체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행복의 제일조건일 수 있다. 그 이유는 건강이 뒤따르지 않는 삶은 행복의 조건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인면조로 날아든 順天의 봄을” 어필해 볼까 한다.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을 닮은 새가 하늘의 이치를 깨닫고 順天의 봄을 물어 나르고 있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에 이은 매개체로 남북의 교류는 물론 세계의 평화를 물어 나르며 順天의 인면조로 세계인의 봄을 물어 나르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이번 평창올림픽에서의 인면조는 고구려 벽화에 등장한 신화적 존재로 중국 동북공정에 맞서 전 세계에 알리는 우리나라의 메시지라는 찬사와, 그럼에도 인면조를 보는 건 징그럽다는 의견으로 나뉘었었다.
인면조는 삼국시대 고분미술에서 하늘과 땅을 잇는 존재이자 태평성대를 의미한다. 고구려인들은 벽화에 인면조를 그리며 장수와 불사를 기원했다고 한다.
지구촌 사람들의 빙상잔치는
평창올림픽으로
평화올림픽으로
평평 인면조로 새겨진다
헉헉헉 우짖고
헐헐헐 악쓰며
하늘땅을 잇는 인면조는
동심으로 춤춘다
타오르는 성화에 빛나는 별무리들
지켜주는 수호랑도
반겨주는 반다비도
휘파람 불고 불며
비둘기노래방을 만들고
어제에 땀방울을
오늘에 핏방울을
내일에 통방울로
평창의 인면조는 날고 난다
오륜기처럼 잇고 잇는 사람들
분단의 아픔을 아는지
이별의 눈물을 아는지
너와 내가 따로 없고
모두가 하나다
우리는 하나다
오로지 평창
언제나 평화
누구나 화합이라는 단어를
세계인은 외친다
컬링의 불모지에서
영미!영미! 유행어를 낳고
승패를 떠난 인간애가 꽃피는
평창의 인면조로 살아가기를
원으로 시작해서 원으로 끝나는 법을
동그라미를 터득케 하는 것을
승패를 떠나 사람 꽃이 피는 것을
평창의 인면조는 보듬고 있다
(필자의 평창의 인면조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