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칼럼 집

순천은 꽃 대궐이다

밤비 김용수 2021. 5. 17. 09:09

순천은 꽃 대궐이다/ 김용수

“고향의 봄”이라는 노랫말이 떠오른다. 언제 들어보아도 싫증나지 않고 어머니 품속 같은 동요다. 그 노랫말처럼 아늑하고 꽃 대궐을 이루는 동네가 있다. 지구촌에서도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 중에서도 전라남도 순천이다. 순천은 지금 꽃 대궐이다. 울긋불긋 차리인 큰 정원의 동네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이 노랫말처럼 늘 그립고 보고픈 곳이 고향땅이다. 파란들 남쪽지역 순천은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꽃 대궐로 아름다움의 극치다. 아마도 정원동네와 생태동네를 함께하는 건강동네로써 천혜의 동네가 아닐까 싶다.

도립공원인 조계산기슭의 선암사를 비롯해 낙안읍성과 호수주변 그리고 순천만 국가정원에는 수많은 꽃들이 꽃 대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오월의 여왕을 상징하는 장미꽃은 각양각색의 빛깔을 선보이며 오가는 길손의 눈길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선암사의 홍매화와 낙안의 홍매화가 지고나면 하얗게 피어나는 배꽃이 은은하다. 연이어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도 피어난다. 지금은 오월, 고향집에 어울리는 연분홍색 달맞이꽃과 붉은 장미꽃이 한창이다. 넝쿨장미꽃이 담을 넘고 그 담 밑으로 피어나는 달맞이꽃은 마냥 사랑스럽다.

지금쯤 낙안읍성을 가보라. 초가와 돌담 밑에 활짝 핀 달맞이꽃과 작약 꽃, 그리고 장미꽃을 보게 될 것이다. 어딘가 모를 우리들의 지난이야기가 숨어있을 것이고. 19세기적 순수한 애정과 순정도 되살아날 것이다. 물론 대가족제도의 장단점 등이 꾹꾹 눌러 있을 것이며, 그 옛날의 사랑의 밀담들이 슬슬 흘러들지 않을까 싶다.

지난주였다. 봄비가 내리는 선암사와 낙안읍성 그리고 순천만 국가정원은 신록이 짙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꽃 대궐을 이뤘다. 장미꽃을 중심으로 찔레꽃, 조팝나무 꽃, 아카시아 꽃 등 가시달린 꽃들이 하얗게 피고 있었다. 더욱이 순천만 국가정원에는 노란금계국과 수국들이 한창이고 별의별 꽃들의 축하잔치가 펼쳐지고 있었다.

형형색색으로 수많은 꽃들이 피어나고 있는 순천은 꽃 대궐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의 산책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 동천 변은 수련하다 못해 요란하다. 또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단지와 장미꽃터널이 조성돼 있다. 정말 인상적이고 정서적이다. 게다가 제2의 순천만 국가정원을 조성하고 있는 동천 저류지와 오촌동아파트 길은 각양각색의 장미꽃들이 피어나는 산책길로써 동천과 이어지는 꽃길이다.

이팝나무 꽃을 비롯해 층층나무 꽃, 산딸나무 꽃, 불 도화, 마로니에 꽃, 붓꽃, 마가리트 꽃, 연꽃 등이 피어나는 순천만 국가정원길이다. 어쩌면 순천은 꽃 대궐의 상징인 고향동네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뿐 아니다. 이파리가 꽃처럼 피어나는 홍가시와 황금사철의 생 울타리군락은 참으로 싱그럽고 아름답다. 이파리색깔로 도로변대궐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복잡한 도시차선과 시민눈요기정서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추억담이 서린 오촌동아파트 사이 길은 옛날을 회상케 한다. 그 길은 각양각색의 장미꽃들이 피어나는 길이다. 그 길을 거닐다보면 모 대학 “메이퀸”과의 필담이 그려진다. 당시의 필자는 군인으로써 모 대학 ‘메이퀸’과 펜팔을 했었다. 그래서 붙여진 그녀와 필자의 닉네임은 안 클레오파트라와 못국비장학생이었다. 필자는 편지를 쓸 때마다 클레오파트라와 콜로세움을 연상하면서 ‘메이퀸’과의 필담을 이어갔었다. 참으로 신비스럽고 즐거운 비명이었다.

지금까지도 필담을 나눴었던 ‘메이퀸’과 필자는 상상속의 장미꽃동산을 거닐며 장미의 전설을 읽고 있을지도 모른다. 장미꽃 사랑은 정열적이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사랑, 조건 없이 주는 사랑이다. 순천의 오월은 장미꽃 사랑으로 피어날 것이다.

넝쿨장미웃음이
담장을 넘는 오월이다

붉은 장미의 정열을 토해내듯
하얀 장미의 순결을 지켜내듯
오월을 물들이는 수많은 꽃은
잔물결 일렁이다 파도를 탄다

사랑의 밀어로 어깨를 다독이고
전설이 전설로 가슴을 토닥이는
가정의 달은
오월의 여왕
계절의 여왕
장미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태양신이 보내주었다는 빛으로
꽃을 피웠다는 장미
꽃의 왕관을 쓴 장미
가시돋힌 전설이 아프다

떨어질 수도 없고
함께할 수도 없는
애절한 이야기로 수놓는 장미꽃을
벌침이 가시가 되었다는 잎줄기를
꽃 여왕 만들고 오월여왕 만들어
한 때는 메이퀸대회로 승화됐었다

이화여자대학에서 출발한 메이퀸은
이웃여자대학으로 번지고 번졌으며
대학로의 평화와 질서를 어질게 했다

순백으로 피어나는 하얀 장미
핏빛으로 물들이는 붉은 장미
가시로 감싸고 사랑전하는 장미
전설의 장미일까
큐피트 화살일까
(필자의 “큐피트 화살”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