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일류 병은 망국병이다.
논설위원 / 김 용수
참으로 혼란스럽다. 일류 병에 걸려 있는 부류들의 속셈을 드러내듯 2008년도 대입제도를 놓고 정부와 서울대간 불협화음속에 국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고교 1년생들과 학부형들은 2008년 서울 대 입시계획안에 대해 노 무현 대통령과 서울 대가 각자 의견을 굽히지 않자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극도의 불만을 표시 하고 있다. 특히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언론사 편집국장과의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학 자율성이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고 균형감각을 상실한 발언”이라며 더 이상 학부모. 학생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3불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전국교원노동조합 한만중 대변인은 서울대의 입시 계획안 유지 방침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당. 정과 국민이 아니라 서울 대”라며 “교육부의 2008학년도 대입안은 고교교육이 대학에 의해 휘둘리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어쩌면 2008년도 서울 대 입시 계획안은 일류대학의 일류 병을 되살려 사회적 물의를 빚는지도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도 일류를 좋아하는 우리국민의 보이지 않는 일류 병이 되 살아나 망국병으로 치닫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제분수도 모르고 일류를 따라가기 위한 수단과 방법 등이 난무함은 물론 그 부류들의 오만과 이기심들로 팽배하는 사회로 변화 하지 않을까 싶다. 비근한 예로 우리 주변의 일류부류에 속한다는 인물들을 상기해 보자. 그 들의 다수는 서민들과 거리감을 두면서 고도의 사이비성으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은가? 그중에서도 고시 출신자와 서울 대 출신자들의 일류 병은 치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치유될 수 없는 병으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전 국민이 고시공부하면 한국은 망한다.”는 한 네티즌의 고시제도의 비판 글이 반증하듯 고시공부도 일류 병에 속한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닌 성 싶다. 고시공부 하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 속에서 살아 갈 뿐 아니라, 일류라는 상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들의 목적은 고시에 합격해 신분상승과 함께 명예를 누리는 것으로 그들의 생각과 행위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현 고시제도가 호연지기의 인성으로 실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허접한 사람들을 선발하는데 문제가 있다 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남들이 알지 못하는 최고의 학식 내지는 법전을 머릿속에 담고 있다는 자만심에 서민을 우습게보고 깔아 뭉기는 행위들이 은연중에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 일류라는 틀 속에 자신의 사고를 묶어두고 그 틀을 깨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그 틀을 깨야한다.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어려운 법전이나 판례. 등 수많은 학식이 자판만 두들기면 바로바로 알려주는 컴퓨터 시대다. 그들의 소유물로 여겨왔던 어려운 법전. 판례. 학문. 지식 등을 머릿속에 넣고 있지 않아도 컴퓨터가 그들을 대신 할 수 있다.
이제는 고시 합격자들의 지위와 신분을 낮춰야 할 시대로 돌입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많은 세월 속에서 세상 물정을 알고 동료지간의 정을 두툼하게 쌓아 올리며 세상이치를 깨달아야 할 시대다. 특히 영어 법학 등 관련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 하지만 자신을 낮추고 덕을 베풀며 인격을 쌓는 인성이 더더욱 필요한 시대다. 아니 인간미가 넘치고 이웃과 서민을 사랑할 줄 아는 인성고시가 필요한 사회가 올지도 모른다.
아무튼 각종고시는 일류를 양산하고, 일류부류는 일류만을 선호하므로 일류 병을 얻을 것이며, 일류 병은 망국병으로 곧 바로 치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