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국익위한 정보기관 강화돼야
부제 / 국내외 정보업무 기능 통합으로
총체적 국가안보 대응체계 구축
도청 ‘X파일’ 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정원이 내홍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국익위한 정보기관은 강화돼야 한다는 국민들의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서민들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만들어진 정부기구가 위정자들의 정략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뜻있는 국민들은 “힘 있는 국가일수록 정보기관이 통합되고 강화되고 있다”며 “국내외 정보업무 기능 통합성”을 강조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도청 ‘X파일’과 관련해 대다수의 서민들은 “위정자들의 정략적인 이용물로, 국가의 안보와 서민 경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서민들은 “도. 감청이 어제 오늘에 이뤄진 것처럼 호도하면서 전직 대통령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현정치권의 속셈을 알 수 없다”며 의아한 표정이다.
더욱이 국정원은 직원들 사이에 사기저하와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는 등 내홍을 앓고 있다.
20년 넘게 국정원에 몸담고 있다는 한 중간 간부는 "아무도 몰라주는 일을 하면서도 자부심 하나로 버텨왔는데 지금은 정말이지 쉬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이 간부는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곤두박질해 있다"며 "서로들 쉬쉬하고 있지만 모두들 허탈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해외 정보 파트에 근무 중인 또 다른 직원은 "해외 범죄 동향 파악이 업무여서 이번 사건과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가족과 같이 TV 뉴스 보기도 어색하다"고 털어놨다.
이외에도 국정원 안팎에 대한 불만도 팽배해 있다.
해외정보처 신설 등 국정원 조직 개편에 대한 정치권 논란에 대해 국내 정보를 담당중인 또 다른 간부는 "불쾌하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이 간부는 또 "방첩활동도 해외 정보와 맞물려 있다"며 "따로 존재하는 정보는 가치가 없다는 원리도 모르면서 정치권이 무책임한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과거부터 돌이켜 봐야 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처럼 도청 ‘X파일‘파문은 온 국민을 놀라게 하고 국정원 내부의 몸살을 앓게 했다. 반면 위정자들의 정략적 도구로 이용당한 국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임과 위정자들의 하수 역할을 한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정보 분야 폐지론이 제기된 이후, 뜻있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대응논리를 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그 논리를 보면 냉전 종식 이후, 새로운 안보위협 요소로 대두되는 테러. 마약. 국제범죄 등은 국내외 구분이 곤란할 정도로 상호 연관 속에 발생하고 있어 관련 정보를 통합해 대응해야 한다.
또 국제적 이슈가 곧바로 국내에 파급영향을 미치는 국제화 시대에 국내. 해외. 북한 등 모든 분야의 정보를 총괄해 분석할 수 있는 종합적 역량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각국 선진 정보기관들은 활동 영역을 국내외를 망라한 사회 전 분야로 확대함으로써, 국내. 해외 정보의 통합관리를 통해 총체적 국가안보 대응체계를 구축해야한다는 논리다.
무엇보다도 20세기가 지나면서 국가 정보기관은 엄청난 변혁기에 들어섰다. 즉 미국과 소련을 주축으로 형성된 군사적 대립과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라는 양분된 이념구도가 전혀 예상치 못한 시기와 방법으로 무너진 것이다. 다시 말해 냉전체제는 미. 소 2개의 초강대국이 핵무기 사용을 자제하면서 불안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안정적이었다. 약소국들은 양대 세력 어느 한쪽에 기대어 ‘핵우산’ 밑에 들어가거나 무임승차를 하는, 단순하고 편안한 안보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냉전체제 종식으로 전방을 향한 치열한 대치는 없어 졌지만 이제 전후 사방을 경계해야 하는 실정으로 안보환경은 크게 악화됐다.
국가안보의 영역도 정치. 군사. 위주에서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로 확대 되었고 그중에서 경제 분야의 중요성 대두는 획기적일 만큼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각국의 경제발전 경쟁은 과거 영토 확장을 위해 벌리던 전쟁의 다른 양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하며 이분야만은 기존의 적과 우방의 개념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
에너지. 식량. 금융. 무역. 환경과 첨단기술. 지적소유권 등을 둘러싼 국가간의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이다.
러시아의 마피아는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 마약. 위폐. 금융사기. 핵물질과 무기 밀거래. 밀수 등이 급증했다. 또 민족. 인종분규. 종교 갈등. 테러. 난민. 사이버 범죄가 주요한 안보위협 요소로 등장했다. 특히 9. 11테러 이후, 테러는 최대 안보위협요소가 됐고, 정보기관의 역할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됐다.
현대는 정보와 첨단장비. 첨단무기의 싸움이다. 컴퓨터와 첨단통신장비, 무인 정찰기. 첩보위성. 고도정밀유도무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전자적 방해기술과 해킹에 취약하다. 비근한 예로 이라크의 후세인이 전문해커 20명만 동원 했다면 미국이 그처럼 쉽게 승리하진 못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따라서 각국은 전자전을 대비하는데 분주하다.
전산망과 전자통신의 확산으로 정보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엄청난 양의 정보들이 사용자에게 공급되고 있다. 정보의 순환이 빨라짐에 따라 의사결정의 주기도 매우 빨라졌다. 국민의 여론이 시간대 별로 변하게 됐다.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와 정책과 관련한 민심의 소용돌이들을 보면 그러한 특징을 찾아 낼 수 있다. 정보기과의 냉철한 분석이 없다면 정책결정자는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종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정보환경이 급변하자 각국은 정보기관의 개혁에 나섰다. 각 정보기관을 통합, 강화시키고 경제 분야의 정보수집과 방첩. 대테러. 국제범죄에 대응키 위한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사이버 분야에 관한 정보업무도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처럼 세계 정보기관들은 조직을 늘리고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정보기관은 조직 감소와 기능 약화는 물론 폐지론까지 대두되고 있어 국가안보와 서민경제에 큰 불안감을 안겨 주고 있다.
특히 도청 ‘X 파일’ 파문으로 인해 호남인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전 김대중 대통령의 입원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 죽이기라는 제2의 지역감정을 유발케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순천시 조례동 복지회관에서 점심을 먹고 나온다는 10여명의 노인들은 “남. 북한 통일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노벨평화상까지 탄 김대중 선생님이 심기가 불편해 입원했다”며 분개했다.( 김 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