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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혼

밤비 김용수 2005. 12. 11. 12:04


  “白衣 혼”

 

  순천만 갈밭에 하양 눈이 내리고 있다.
  白衣의 혼이 서럽게 흩날리고 있다.
  밤을 틈탄 드라이브에
  철늦은 소년의 큰 눈은 더더욱 커지고 
  갯벌을 훔쳐보다가 갈밭을 지켜본다.
  허옇게 뒤덮인 갈대꽃 사이로
  라이트 불빛 비추일 때
  또 다른 꽃 설화가 피어나고
  날기를 거부한
  한 마리 흑두루미는
  긴 목 구부려 먹이 찾으며
  부리로
  발가락으로
  갯벌 밭 헤집는다.
 
  순천만 서성이는 철새 떼는
  갯물 찍어 갈지자 쓰고
  짠물 묻혀 서양화 그리며
  퍼붓는 눈발 속에 제 모습 숨기고 있다.  
  해적나라가 신사나라로 되듯
  하양을 좋아하고
  백색을 사랑했던 白衣민족은
  더러움에 젖은 黑衣민족일까
  白衣의 혼
  그 혼이 피고 뒹구는
  순천만 갈대밭에 눈은 내리고_       * 첫눈 오는 밤  순천만 갈대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