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 김 용 수
가을가뭄에 목 타는 산과 들에 단비가 내리고 있다. 아니 맛과 멋이 버물어진 낙안성에 촉촉한 단비가 내리고 있다. 어쩌면 이 단비 속에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숨쉬고 있으며, 세계 속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남도음식문화의 맛과 멋이 버물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 18일이었다. 낙안읍성의 그날은, 기억하지 말아야할 일들이 곳곳에서 발생했으며 위정자들의 얼굴 내밀기에 바쁜 하루였다 해도 과언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라는 축제분위기를 틈타서 자신의 얼굴을 내밀고 이름을 알리려는 위정자들의 행동들이 낙안읍성 이곳저곳에서 보여 졌기 때문이다. 물론 위정자들은 수많은 인파 속에서 자신의 이름과 금 빼지를 찬 모습을 과시하고 싶은 욕망이 가득할 것이라 믿는다.
예를 들자면 “개막식 행사에 이어 남도친환경 음식 관으로 이동하는 도지사와 그를 따르는 위정자행렬을 위해 길바닥 위로 카페트를 깔아두고 지나게끔 했으며, 그 행렬이 지나면 깔려있는 카페트를 걷어버리는 촌극을 자아냈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무대 주변에는 수 십대의 차량들이 주차돼 있었으며, 행사부스에 외국산 공산품이 전시판매되고 있어 행사장 분위기를 개막부터 흐렸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는 도지사를 비롯해, 22개 시·군의 시장과 군수, 의회 의장단이 함께 참여해 많은 도민과 전국각지에서 찾아온 수많은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진 대규모 행사로써 남도음식문화의 진수를 보여줘야 했다.
그러나 7억여 원의 (도비와 시비 포함) 예산을 들여 개최한 행사가 알맹이 없는 껍데기 행사로 비쳐지고 있다. 즉 상혼이 판을 치고 있는 “음식축제”와 그 틈바구니를 이용하는 위정자들의 얼굴 내밀기. 이름 알기기 등의 행사로 비쳐지고 있다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남도음식”의 맛은 음식을 만들 때 쏟는 모든 정성에 있다고 한다. 그 정성이 얼마나 많이 녹아내려 음식에 스며들었는가에 따라서 깊은 맛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남도음식문화축제‘는 위정자들의 고도의 술수인 표밭 다지기 식으로 치러지고 있는데다 그들이 행사를 주관하면서도 이벤트사에 위탁하는 전시행사에 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 속의 음식문화라 할 수 있는 남도음식문화의 참맛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뒤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 행사장에 모여든 도민과 관광객들은 위정자들의 그러한 모습과 행사를 보기위해서 행사장을 찾지는 안했을 것이라 믿는다. 아까운 시간과 경비를 소비하면서까지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를 찾는 것은 세계 속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맛과 멋”의 진원을 알고 싶고, 그의 일미를 즐기려 찾았을 것이다.
그렇다.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은 추억이 나뒹구는 낙안성에서 남도음식의 일미를 맛보고 남도의 멋을 부리며, 영원히 기억해야할 추억들을 함께 버물어서 가슴 깊은 곳에 새기려 할 것이다. 빗소리 따라서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혀끝에 감도는 남도음식을 먹고 남도가락에 맞춰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 생각들이 말없이 솟을 것이다.
아무튼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가 상혼이 판을 치고 위정자들의 표밭 다지는 장소가로 전락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며, 남도음식문화 이미지에 먹칠하는 행위로 비쳐져서도 안 될 것이다.
언제나 매우름. 짜우름. 새큼. 달콤함이 버물어져 혀끝에 감도는 남도음식의 그 맛과 멋을 즐겨 볼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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