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타는 臥溫 / 김용수 놀 타는 臥溫 뒷산자락 황돌이는 아직도 누워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 산위로 펼쳐진 노을빛에 취했을까 하늘아래 날아든 붉새 떼에 놀랐을까 검게 타버린 갯벌 속으로 붉은 핏덩이로 파고드는 햇덩이 하루를 내동댕이치고 훌러덩 훌렁 밤이슬 맞이하는 황순이를 넘보고 있다 놀 타는 와.. *샛 별 집 2018.11.20
노고마을 / 김용수 삼신산으로 불리다가 방장산으로 불리다가 지리산으로 불러대는 신성산 노고할미 나들이다 연지곤지 곱게 바른 노고할미 얼굴 불끈 화끈 홍당무로 청사초롱 불 밝히듯 도톰한 입술가로 살며시 벙그는 웃음 따라 어깨띠 풀어지고 허리띠도 풀어지고 속옷도 풀어 제치는 그날의 역사를 .. *샛 별 집 2017.11.15
남바다 붉새 / 김용수 뒤로 넘긴 역사 420년 조선수군본영 고금도는 붉디붉은 북새가 떴다 덕동우물 벌컥벌컥 들이키며 휴우우우 숨 고르는 난민들은 수 닭 홰치는 소리 벽파소리를 듣는다 산위에 올라 붉새 바라보며 북새, 복새, 뿔새 불살, 불근살 그 뜻 그 믿음 되뇌고 읊조린다 충무공의 “약무호남 시무국.. *샛 별 집 2017.03.05
저 섬으로 가게 해 주오 / 김용수 소록대교 지나 거금대교 중간 쯤 봉긋봉긋 벙그는 브라쟈 섬이 있다 설레는 마음 먼저가고 뒤 따르는 발길 어설프다 “저 섬으로 가게 해 주오” 무논의 입 바람소리 거세지고 평사, 당암, 순둥은 달음질인데 오 갈수 없는 시계바늘 빠르다 누가 브라쟈 섬이라 불렀을까? 썰물이면 끈이 .. *샛 별 집 2016.07.30
청양 빛으로 / 김용수 청양 빛 새해가 밝았다 시푸른 바다 저편너머를 헤치고 뭉클뭉클 솟아오른 붉은 햇살 따라 을미년 365마리 청양 떼가 달려온다 지금부터 청양의 점호를 취한다 ‘일번부터 끝번까지 일렬종대로 헤쳐 모여’ ‘뒤로 번호’ ‘하나 둘... 삼백육십오 이상 무’ 청양은 들으라 그대들의 푸른.. *샛 별 집 2015.01.03
여우비 내리던 날 여우비 내리던 날 등나무처럼 꼬인 삶을 소나기로 두들긴다 구름을 꾀어내고 태양을 놀려대며 날벼락 치고 비를 뿌리는 여우의 속셈을 호랑이도 모른다 하늘도 모른단다 소나기 퍼붓고 개천 물 넘쳐날 때 하늘에 걸친 구름처럼 속았고 구름에 가린 태양처럼 숨었다 여우 시집가고 호랑.. *샛 별 집 2014.08.17
쌈을 싸다가 / 김용수 친구야! 친구들아! 쌈 싸러 가자 상추 잎도 배추 잎도 무 잎도 채소 이파리는 모두가 맛 있단다 삭히고 삭혀둔 된장 고추장 젓갈이랑은 엄마 손으로 담가둔 장독에서 꺼내어 채소 잎에 밥 한 숟가락 싸고 둘둘 말아 입에 넣고 우직 우지직 씹노라면 엄마 손놀림 보이고 아빠 발품이 아리다.. *샛 별 집 2013.12.25
[스크랩] Re:망각의 정을 / 김용수 = 노을 깃든 강촌 마을 = 거금연육교는 잃어버린 풋정의 조각들이 쌓이고 쌓여서 만든 잊을 수 없는 망각의 사슬고리다 반도 끝자락 청파소리로 백사장에 남긴 흔적들을 쉬엄쉬엄 지우고 빛바랜 추억으로 얼룩진 학창시절 그 맹세는 해송 숲에서 기다리다 지쳐 길마중을 모른다 .. *샛 별 집 2012.01.11
망각의 정을 / 김용수 거금연육교는 잃어버린 풋정의 조각들이 쌓이고 쌓여서 만든 잊을 수 없는 망각의 사슬고리다 반도 끝자락 청파소리로 백사장에 남긴 흔적들을 쉬엄쉬엄 지우고 빛바랜 추억으로 얼룩진 학창시절 그 맹세는 해송 숲에서 기다리다 지쳐 길마중을 모른다 그 때 소곤대던 다정한 목.. *샛 별 집 2012.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