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 김용수 / 출렁이는 시간들이 가두어진 충주호엔 단풍든 가을 길이 거꾸로 누워 있다 “마즈막 재”에 얽힌 삶 물줄기 따라 흐르다가 하늘로 치솟고 산 고개 비문에 새긴 사연따라 쓰라리고 아린 소설을 쓰고 있다 가을바람은 잔물결을 일렁이고 흐르는 물줄기는 낙엽을 쓸어가며 한 맺힌 고갯길 넘어 .. *샛 별 집 2007.11.05
백이산 능선을 넘는 햇덩이 백이산 능선을 넘는 햇덩이 평사 / 김 용 수 백이산 능선을 타는 햇덩이가 하루를 짊어지고 서러운 밤을 부르고 있다. 뉘엿뉘엿 넘어가다 주춤거리고 손목잡고 뒷짐 지다 뒤돌아보며 선홍빛으로 물들이는 동그라미가 지친하루를 불태우다 어둠에 눕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울고 웃는 삶 퍼 담다가 빨.. *샛 별 집 2007.03.24
우이동에 비는 내리고 김 용 수 후즐근한 비가 내린다. 우이동 계곡을 타고 내리는 봄비가 그녀의 가슴을 타고 내린다. 웬지 가슴에서 머리로 오를 수 있는 빗방울을 땅에서 하늘로 솟을 수 있는 빗방울을 그리다 그리다가 지친 시인은 맥없는 술잔만 부어대고 빈 술잔 빈 술병 만지작거린다. 부질없이 내리는 봄비는 넘치는.. *샛 별 집 2007.03.02
그 오짐 김 용 수 오짐 싸개야! 못다 싼 오짐을 갈겨라 제멋대로 갈겨라 그 노르스름하고 약한 오짐 줄기가 하얗게 뻗어갈 수 있을 때까지 오짐 싸개 친구야! 재리지 말고 세차게 갈겨라 해름 판, 그 오짐을 개구쟁이로 뛰놀다가 아무데나 갈기며 시원스레 싸댈 때가 어제 같은데 오늘은 싸개친구 오짐 줄기가 .. *샛 별 집 2006.08.24
몰래한 짝짓기 김 용 수 마주친 눈 빛 불꽃이 튀긴가 싶더니 이내 사그라지면서 빙그레한 미소로 번진다. 뭣 땜시, 페르시아 왕자 같은 남잘 못 만났단 말인가 뭣 땜에, 아라비아 공주 같은 여잘 못 만났단 말인가 오늘 밤, 아무도 몰래 단둘이 만나자 눈빛으로 약속하고 눈빛으로... 어둠속에 빛나는 눈빛 그 눈빛의 .. *샛 별 집 2006.08.20
호두알 한쌍 김 용 수 손아귀 속에서 제 몸 부딪쳐 소리 내는 한 쌍의 호두알 손 힘 빌려 생기 솟게 하고 작은 지구의로 손바닥 구르고 있다. 심심풀이 아닌 노리개로 골지고 주름진 몸통 뒤트는 그 소리 와르르 와드득 자르르 짜르륵 자지러진 닳음 소리는 머~언 하늘까지 닿고 지구의가 되었다가 머리 골이 되었다.. *샛 별 집 2006.02.03
빈 사슬고리 제목 / 빈 사슬고리 김 용 수 비워둔 갯벌 밭은 네 것도 내 것도 아니다 그저 빈 사슬고리 엮는 삶의 터다 그물과 그물망이 엮이듯 갯벌과 바닷물이 들고 날며 부대끼며 그리워한 사랑의 침대다 하루에 한번씩 마실간 바닷물을 기다리는 갯벌 밭 허허로움이 짙어질 때 두고 온 갯벌 밭 보고파서 아픔 딛.. *샛 별 집 2005.12.19
빈 걸음 소리 제목/ 빈 걸음소리 김 용 수 단풍 떨 구는 조계산 갈색 빛 숲길에는 빈 걸음 소리만 가득하다. 새장 속 둥지 박차고 보따리 큰 보따리 꾸려 괴나리 봇 짐 둘러메는 날 숲길 걸으며 빈 걸음마 소리에 귀 열린다. 땀 절이고 피 터지는 도심 도로가 포장마차에서 잔술 부딪고 어묵국물 마시며 무서리 맞는 .. *샛 별 집 2005.11.17
[스크랩] 빈잔 “빈 잔” 평사 : 김 용수 뽕 할머니 넋이 핀 신비의 바닷가 불타는 조개구이 집은 빈 의자 내보이며 술 한 잔 하잔다. 술잔에 헛소리 따르고 취기에 서툰 짓 옮기며 한으로 엉켜진 진도 아리랑을 구성지게 불러 보잔다. 넘치는 술잔 키울 수 없고 비좁은 마음 넓힐 수 없어 술은 이방인과 술잔을 마시고.. *샛 별 집 2005.07.30
[스크랩] 해 꼬리 “해 꼬리” 평사 : 김 용수 보고 보곺다. 쓰고 쓰곺다. 선홍 빛 토하고 황토 빛 물들이는 세방 바다 끝 해 꼬리를 다가 갈수록 붉게 달아오르고 멀어 질수록 하얗게 얼어붙는 그 정 그 사랑이 휘날리는 눈발에 가려지고 있다. 어이! 진도 바다 낙조는 수줍어 수줍어서 숨으려 숨으련고 멍.. *샛 별 집 200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