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 별 집

우이동에 비는 내리고

밤비 김용수 2007. 3. 2. 17:10
 

  김 용 수


  후즐근한 비가 내린다.


  우이동 계곡을 타고 내리는 봄비가

  그녀의 가슴을 타고 내린다.


  웬지

  가슴에서 머리로 오를 수 있는 빗방울을

  땅에서 하늘로 솟을 수 있는 빗방울을

  그리다 그리다가 지친

  시인은

  맥없는 술잔만 부어대고

  빈 술잔

  빈 술병 만지작거린다.


  부질없이 내리는 봄비는

  넘치는 술잔 비우게 하고

  술병까지 자빠뜨리며

  적포도주 고운 결에 빠져든다.


  우이 골에는 연두 빛 봄이 울고

  풀 돋는 소리가 들리고

  봄풀 뜯는 소 떼가 늘어

  비에 젖은 소와 술에 젖은 시인의

  눈물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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