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 별 집

가을 길

밤비 김용수 2007. 11. 5. 16:59
 

  김용수 /


  출렁이는 시간들이

  가두어진 충주호엔

  단풍든 가을 길이 거꾸로 누워 있다


  “마즈막 재”에 얽힌 삶

  물줄기 따라 흐르다가

  하늘로 치솟고

  산 고개 비문에 새긴 사연따라

  쓰라리고 아린 소설을 쓰고 있다


  가을바람은 잔물결을 일렁이고

  흐르는 물줄기는 낙엽을 쓸어가며


  한 맺힌 고갯길 넘어 넘어서 가다가

  돌아올 수 없었던 그들의 넋두리 듣다가

  써지지 않는 가을 이야기 또다시 쓰다가

  돌아설 수 없는 가을 길을 자꾸만 가고 있다


  단풍든 가을 길은

  빛바랜 낙엽과 일몰을 묶어두고

  충주호 물속에 거꾸로 누워있다

 

  물속에도 가을 길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