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 별 집

몰래한 짝짓기

밤비 김용수 2006. 8. 20. 09:57
 

 

 김 용 수


 마주친 눈 빛

 불꽃이 튀긴가 싶더니

 이내 사그라지면서

 빙그레한 미소로 번진다.


 뭣 땜시, 페르시아 왕자 같은 남잘 못 만났단 말인가

 뭣 땜에, 아라비아 공주 같은 여잘 못 만났단 말인가

 오늘 밤, 아무도 몰래 단둘이 만나자

 눈빛으로 약속하고 눈빛으로...


 어둠속에 빛나는 눈빛

 그 눈빛의 만남은 붉게 타는

 노을빛으로 온 하늘을 떠다니다가

 희나리로 이글이글 타고 있다.


 글쎄,

 그 밤 눈빛의 만남은

 몰래한 짝짓기로 형틀에 묶인다.


 갇힌 틀에서 큰 소리로 외친다.


 “내 것 같고 내 맘대로도 못하는 세상,

 억울하다“


 페르시아 왕자도

 아라비아 공주도

 몰래한 짝짓기로 형틀에 묶인 채


 언제부터 내 것을 공유물로 관리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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