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빈 사슬고리
김 용 수
비워둔 갯벌 밭은
네 것도 내 것도 아니다
그저 빈 사슬고리 엮는 삶의 터다
그물과 그물망이 엮이듯
갯벌과 바닷물이 들고 날며
부대끼며 그리워한 사랑의 침대다
하루에 한번씩
마실간 바닷물을 기다리는
갯벌 밭 허허로움이 짙어질 때
두고 온 갯벌 밭 보고파서
아픔 딛고 달려갈 때
까맣게 타버린 가슴팍에
뿌려두고 가꾸어온 먹 거리를
사슬로 잇고 고리로 이어
길게 늘어뜨려 비워둔 갯벌 밭은
아낙이 갯것 싣고 미끄러진 뻘배 길로
또 다른 사슬고리 엮고 있다
* 2005년 12월 16일 별량면 화포리 갯벌 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