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 별 집

빈 사슬고리

밤비 김용수 2005. 12. 19. 19:39
 

제목 / 빈 사슬고리

          김 용 수


비워둔 갯벌 밭은

네 것도 내 것도 아니다


그저 빈 사슬고리 엮는 삶의 터다


그물과 그물망이 엮이듯

갯벌과 바닷물이 들고 날며

부대끼며 그리워한 사랑의 침대다


하루에 한번씩

마실간 바닷물을 기다리는

갯벌 밭 허허로움이 짙어질 때

두고 온 갯벌 밭 보고파서

아픔 딛고 달려갈 때

까맣게 타버린 가슴팍에

뿌려두고 가꾸어온 먹 거리를

사슬로 잇고 고리로 이어

길게 늘어뜨려 비워둔 갯벌 밭은

아낙이 갯것 싣고 미끄러진 뻘배 길로

또 다른 사슬고리 엮고 있다



* 2005년 12월 16일 별량면 화포리 갯벌 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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