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림골 소리 숲 향기 들이키고 노래하며 뛰놀았던 향림골 소리 들린다 땅의 힘 손발로 끌어 모으고 하늘의 힘 가슴으로 받으며 별 밭 가꾸었던 향림골 그 소리 지구촌 곳곳에서 우렁차게 들려온다 흙의 진실 일깨우며 물의 흐름 터득하고 바람의 철학 알아내는 상아탑정신을 탑처럼 쌓고 있는.. *샛 별 집 2011.12.25
떨고 있는 나목 / 김용수 겨울비 내리는 길목에서 떨고 있는 나목을 본다 그 푸르름 어디로 갔을까 그 늠름함 잃어버렸을까 새움 돋우며 새가지 솟구쳤던 그 시간의 뒤안길일까 땅 힘 끌어 모아 꽃피울 때는 모두가 우러러 눈을 떼지 않았고 땡볕 가리며 이파리 물들일 때는 서로가 감탄사 자아냈건만 겨.. *샛 별 집 2011.12.25
동백숲길 / 김용수 바닷길 그 길에는 동백숲길이 있다 외로움에 멍든 사람도 시달림에 지친 사람도 한숨 내쉬며 쉬었다 가는 길이 있다 푸른 동백 잎에 말 못할 사연을 쓰고 빨간 동백꽃에 못 부른 이름 새기며 지아비 바닷길로 보냈던 동백아가씨 넋을 동백 숲에 꼭꼭 숨겼던 동박새 사랑 쫒아 서리.. *샛 별 집 2011.12.25
유빙을 바라보다(流氷ploating) / 김용수 하얗게 널브러진 유빙파편에서 잃어버린 휴일을 찾는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갈건지 묻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얼었던 시간만큼 헤픈 말문도 얼고 있다 해수가 버리고 간 유빙몸통에서 잊혀져간 그녀를 만난다 땅속에 있는지 하늘로 갔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동안 흘렀던 세월만큼 지난 기억도 얼.. *샛 별 집 2011.01.21
[스크랩] Re:가로수 길 / 김 용 수 = 노을 깃든 강촌 마을 = 해묵은 은행나무 가로수 길에 들어서면 풋내음 나는 어린시간들이 재잘 거린다 공마당으로 가는 길 매산등으로 가는 길 동천으로 가는 길 옥천으로 가는 길 따로따로 갈리는 네거리 길 그 길에 널려있는 이야기와 그 길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보따리 채 풀어내고 있다 봄이면 .. *샛 별 집 2010.12.30
수상한 계절 / 김용수 아직은 가을이고 싶은데 왜 겨울은 성급히 날 뛰는지 가을이 가기 전에 겨울이 온다는 것은 은행잎 녹물들여 떨구려는 것인지 잔인한 가을풍경 보이려는 것인지 수상한 계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깨어지고 금간 버려진 애증이 연자방아처럼 원으로 돌아가고 지름길로 오는 겨울을 막을 수 .. *샛 별 집 2010.11.08
비오는 날의 꿩 나들이 김 용 수 아! 소나기다 와! 꿩 나들이다 숲속 누비다가 하늘땅을 마음대로 오르내릴 수 있는 꿩, 여름나들이다 번개 번뜩이고 천둥소리 요란스러운 큰비 오는 날, 장대 빗속을 뚫고 나섰다 나들이 길목에서 만난 까투리 세 마리 장끼 두 마리 또 한 마리 장끼 기다리다가 잡 이야기도 참 이야기도 마구.. *샛 별 집 2010.08.18
내 고향 찔레꽃은 김용수 시인 내 고향 찔레꽃은 엄마 가슴에서 솟는 젖이고 아빠 어깨에서 솟는 힘이다 찔레 새순 꼿꼿이 솟아오를 때면 앞 들판 뒷동산 찔레 찾아 쏘다니던 어린 날이 푸른빛으로 달겨든다 가지마다 피어있는 꽃송이는 고향사람 얼굴처럼 해맑고 송이마다 뿜어내는 꽃향기는 정든사람 꿀정처럼 진하.. *샛 별 집 2010.06.11
초록바다 김용수 연두 빛 능선너머에 푸른 능선이 그 능선 너머에 진녹색 긴 능선이 잔물결 일렁이다 초록바다로 출렁인다 오월을 타고 넘은 시간들은 거스름을 모르고 계절이 뿌려놓은 초록물감에 편승한 채 “초록은 동색이다”라는 童詩를 쓰고 있다 철없던 어린시간들, 헐벗음도 굶주림도 몰라 연약하다 .. *샛 별 집 2010.05.25
순천만 밤비 김 용 수 버림받은 사람에게 흔들림 가르치고 홀로 있는 그대에게 빗소리 들려주며 기억조차 하기 싫은 지난 밤 그 추억을 가냘픈 밤비로 해맑은 밤비로 애써 지워보며 풀릴 수 없는 쓰라린 감정들 순천만 밤비는 씻고 또 씻고 있다 상처받은 사람에게 외로움 안겨주고 누워있는 그대에게 하늘노래 들.. *샛 별 집 2010.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