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금연육교는 잃어버린
풋정의 조각들이 쌓이고 쌓여서 만든
잊을 수 없는 망각의 사슬고리다
반도 끝자락 청파소리로
백사장에 남긴 흔적들을
쉬엄쉬엄 지우고
빛바랜 추억으로 얼룩진 학창시절 그 맹세는
해송 숲에서 기다리다 지쳐 길마중을 모른다
그 때 소곤대던 다정한 목소리
그 날 맹세했던 차분한 언약은
푸르디푸른 추억줄기로 뻗어 올라
바다 속을 헤집고
하늘 끝을 붙잡아
이루지 못한 풋정을 쌓고 또 쌓는다
민얼굴에 쓰여졌던 태고적 이야기와
바람소리에 실려 온 지난이야기를
날마다 파도로 지우는 연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건만
늙어버린 송림 숲과
퇴색된 백사장은
손가락 걸었던 그 약속을 농담으로 생각했는지
닳고 닳은 기억력을 지닌 몽돌에게 물어보고
그 날에 나눈 순정이와 우정이를 찾아보자고
짝 잃은 철새가 물고 온 처절한 바다이야기도
뒤돌아보고 싶지 않는 씁쓸한 이야기일지라도
지난 그 풋정의 조각들을 서로가 주워 맞추는
망각의 정을 거금연육교는 잇고 또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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