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 별 집

쌈을 싸다가 / 김용수

밤비 김용수 2013. 12. 25. 22:59

친구야! 친구들아! 쌈 싸러 가자

상추 잎도

배추 잎도

무 잎도

채소 이파리는 모두가 맛 있단다


삭히고 삭혀둔 된장 고추장 젓갈이랑은

엄마 손으로 담가둔 장독에서 꺼내어

채소 잎에 밥 한 숟가락 싸고

둘둘 말아 입에 넣고

우직 우지직 씹노라면

엄마 손놀림 보이고

아빠 발품이 아리다


선인은 말했다


부모 앞에서도

그 누구 앞에서라도  

한 쌈 입에 넣으면 

눈알 부라리며 꿀꺽 삼키는

쌈 싸는 멋을 

쌈 싸는 맛을

섞음의 별미라고


행여

쌈을 좋아하는 홍어삼합에 

묵은 배추김치 가닥 멀개지고

홍어, 돼지고기 살점 엷어지는

시절이 오거들랑

정이 없는 쌈을 싸거들랑

살도 말도 섞지 말라고


살 떨리고 말 떨리는 

쌈을 싸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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