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친구들아! 쌈 싸러 가자
상추 잎도
배추 잎도
무 잎도
채소 이파리는 모두가 맛 있단다
삭히고 삭혀둔 된장 고추장 젓갈이랑은
엄마 손으로 담가둔 장독에서 꺼내어
채소 잎에 밥 한 숟가락 싸고
둘둘 말아 입에 넣고
우직 우지직 씹노라면
엄마 손놀림 보이고
아빠 발품이 아리다
선인은 말했다
부모 앞에서도
그 누구 앞에서라도
한 쌈 입에 넣으면
눈알 부라리며 꿀꺽 삼키는
쌈 싸는 멋을
쌈 싸는 맛을
섞음의 별미라고
행여
쌈을 좋아하는 홍어삼합에
묵은 배추김치 가닥 멀개지고
홍어, 돼지고기 살점 엷어지는
시절이 오거들랑
정이 없는 쌈을 싸거들랑
살도 말도 섞지 말라고
살 떨리고 말 떨리는
쌈을 싸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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