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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몸과 마음을 씻는 활력소다

밤비 김용수 2007. 4. 25. 09:07
녹색으로 물드는 산행 길에서
 
                             김용수 
  ( 칼  럼 )                         
 
 
  산과 들의 푸르름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연한 연두 빛을 선보이다가 엷은 녹색을 드리우는 4월, 이 계절 앞에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행렬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아마도 지쳐있는 삶을 재충전하는 길은 산행길이 아닌가 싶다.

  가뜩이나 어려운 오늘의 경제난과 산업사회의 괴리를 한꺼번에 짊어지고 산을 오르노라면 온갖 잡념이 작은 뇌에서 나뒹굴다가 땀으로 솟을 것이다.
 
  초목의 녹 빛과 기암괴석의 야릇한 전기와 흙의 地氣를 온몸으로 받으며 맑디맑은 공기까지 마시는 신선함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삶의 피로회복제라 아니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산은 우리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요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삶에 지쳐있는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녹색으로 물드는 산행 길에서”를 쓰고 있는 필자에게 산행을 비유한 삶을 말하라고 한다면 한마디로 비우다의 (空)자와 바라다의 (希望)을 써서 산이 지니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삶을 표현하지나 않았나 싶다.

  그렇다. 힘들고 지쳐있는 우리네 삶 속에서 자꾸만 꿈틀거리며 커가는 것은 희망일 것이다. 아무리 고되고 힘든 삶도 희망이란 버팀목이 있기에 내일을 설계할 것이며, 오늘을 영위할 것으로 믿는다.

  반면 삶이 버겁고 힘들수록 욕심을 비워야 할 것이다. 인간에 있어서 욕심은 금물이면서도 비워지지 않고 버려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욕심은 언제 어디서나 커가고 채워지는 마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즉,  산은 우리의 삶과 인생에 있어 양면성을 내포하는가하면 삶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할 것이다.  山氣를 불어넣어 푸른 삶을 영위하게 하는 희망적인 삶과 과잉욕심으로 빚어진 더럽고 추함을 비우는 삶을 동시에 갖고 있는 오묘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고에서 맹자의 ‘浩然之氣’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먼저 맹자는 호연지기는 온 세상을 꽉 채울 수 있는 도덕 기운임을 밝혔다. 호연지기는 밖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직 실천을 통해 쌓은 정당함에서 나오는 기운이다. 사실 맹자 이전의 氣에 대한 이해는 대자연의 기운이나 인간의 혈기와 같이 자연적인, 또는 생리적인 것이었다. 맹자는 호연지기를 도덕적 실천을 길러진 도덕 기운으로 파악함으로써 氣 개념을 확대 발전시켰다.

  맹자는 세상에 살면서 올바른 자리에 서서 도를 실천해 가는 사람으로 이런 사람은 부귀로 유혹해도 마음을 바꾸지 않고, 위협이나 무력에 굴복하지 않으며, 가난 같은 어려운 상황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대장부라고 했다.

  더욱이 맹자는 산행에서 배워진 호연지기는 “그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다.”며 “산이 사람에게 주는 이로움을 밝혔다.”고 전하고 있다.

  이처럼 산은 녹 빛과 함께 기암괴석의 전기와 포근함을 감싸는 땅기(地氣)를 아끼지 않고 내뿜으며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고 있다. 따라서 산행은  山氣를 온몸으로 받고 삶의 활력을 불어 넣으며 ,일상생활에 지친 우리들의 삶을 달래주고 있다할  것이다. 

  이런 뜻에서 생각할 때, 순천시 홍보과가 매월 둘째주에 실시하고 있는 산행은 참으로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동료직원들과 언론인들의 단합은 물론 관내 이름난 산의 정상을 두루 살피면서 내일을 설계하는 산행이야말로 녹색 싱그러움으로 잉태되리라 믿는다. 

  아무튼 산행은 푸르른 산氣에서 얻은 희망을 싹틔울 것이며, 과욕으로 얼룩진 삶을 맑고 맑은 山氣로 씻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