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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숲은 푸른 삶을 색칠한다.

밤비 김용수 2007. 5. 24. 09:20

 

 

“오월의 숲은”                           
  연두 빛 새 이파리 / 진녹색 큰 잎으로 푸르러 푸르러서 / 푸른 이름표 산자락마다 매다는 / 오월의 숲은 / 들녘에서 솟아나는 풋풋한 향기 껴안고 / 계곡에서 흘러나는 청정한 물기 모으며 / 둥글레 꽃, 하얀 꽃망울을 대롱대롱 달리게 하고 / 이름 모를 야생화 무더기로 피어내는 / 오월의 숲은 / 온 가슴 뒤엎는 신바람 만들어 / 먼 먼 바다 휘돌다가 / 하늘언저리 스치다가 / 치맛바람으로 잠재우는 / 오월의 숲은 / 연두 빛 이파리 진녹색으로 / 들녘향기 가슴으로 / 계곡 물기 야생화로 / 온갖 것을 아우르는 / 오월의 숲은 / 쉴 틈 없는 어울림을 하고 있다.

* 낙안성 : 전남 순천시 낙안면에 자리한 민속마을  * 둥글레 : 야산에서 자라는 야생화로 뿌리는 약초로 사용함

 이 詩는 한 잔술을 청하고 낙안성곽을 거닐다가 갑자기 떠오른 시상에 사로잡혀 두서없이 써 내린 필자의 “오월의 숲”이란 졸작이다.

 어쩌면 오월은 신록이 우거지는 계절로, 삶에 희망을 비유한 달인지도 모른다. 야생화의 향기를 비롯해 철. 나무. 물. 불. 흙. 달. 태양의 충만한 온갖 氣들을 온 가슴에 품고, 푸르고도 푸른 젊음을 색칠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지난 공휴일이었다. 푸른 삶을 색칠하는 오월의 하늘아래 낙안읍성을 찾는 외지인과 관광객들의 행열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은 살아 숨 쉬는 옛것들의 흔적을 보고 듣고 느끼며 조상의 얼을 되새기는 시간들을 갖기 위해 봄나들이를 나선 사람들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낙안성의 문화재와 골동품들은 하나같이 이들을 반기는 듯 조용한 분위기에서 다소곳했다.

 특히 그들은 임경업장군의 비각을 위시해서 객사와 동헌 등 앞마당 잔디밭에는 형형색색의 옷차림으로 전통체험을 즐기는데 여념이 없었다.

 더욱이 이날 이곳에는 “전국무료합동 전통혼례식”이 있어서인지 나들이객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으며, 나들이객들을 위한 전통문화 보전과 계승에 관한 볼거리들이 많이도 제공되고 있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경제사정으로 혼례를 치루지 못한 부부들에게 낙안향토문화연구소에서 혼례식 일체비용을 지원하고 우리의 전통혼례식을 재현했다. 또 이날, 전국무료합동결혼식에는 우리고유의 의상인 한복차림이 선 보였고 신부화장과 혼례의 절차도 전통예법에 따랐다.

 게다가  전통문화 보전과 계승에 힘을 쏟는 낙안향토문화연구소의 끊임없는 노력과 박동수 순천시의회장의 보이지 않는 홍보활동도 돋보였었다.

  왜냐하면 낙안향토문화연구소는 임경업장군의 후손인 임병운씨를 만나 임장군에 관한 자료를 얻었으며, 그 인연은 서울 인사동에서 떡장수를 할 수 있게끔 했었다. 아마도 그 떡장수의 수입금이 오늘의  행사를 치룰 수 있는 원동력이 됐으며,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데 보탬이 됐기때문이다. 

  더욱이 박의장은 평소부터 낙안성에 관한 문화마인드를 갖고 있는 듯 했다. 이날 혼례식장에서 박의장은 낙안성의 이모저모를 피력하면서 “이곳은 유일하게도 평지에다 성곽을 쌓고 초가집을 지어 살아온 선인들의 흔적들이 곳곳에 널려 있는데다 현재까지 사람들이 살고 있어 조상의 얼이 살아 숨쉬는 민속마을임을 실감하게 한다.”고 역설했다.

  또 박의장은 “앞으로 많은 문화마인드를 갖고 있는 노관규 시장과 협의해서 볼거리제공은 물론 머물 수 있는 공간조성과 환경정리. 전통외벽 등에 예산을 세우고 보다 많은 국비를 투자할 계획이다.”며 “낙안읍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데도 힘쓰겠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어쨌든 ‘오월의 숲은’ 푸른 삶을 색칠하고 우리인생에게 모든 氣를 불어넣어 주는 달인가 보다. 이 계절 앞에 희망찬 삶을 노래하고, 옛것과 선인들의 흔적을 찾아 낙안읍성 나들이 길을 나서면 어떨까 싶다. 낙안성에 살고 있는 도깨비시인으로써, 쉴 틈 없는 어울림을 하고 있는 저 ~오월의 숲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