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빛 가시 돋혀
눈부시게 쏘아 댈 때는
바라 볼 수 없었던 햇님은
뭉그러진 빛 가시 곱게 눕혀두고
선홍빛 아쉬움을 해 꼬리로 휘감는다.
새하얀 몸매 동그랗게 그리다가
닳고 닳은 세방 갯바위 비추다가
범선처럼 밀려오는 백파 떼를
내쫓는 햇님은
쏴아~ 철버덕
쉼 없이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귀 기울이다가
휘감는 해 꼬리 선홍빛에 젖어
서쪽바다 물속으로 스며들다가
또 다른 빛 가시 돋우려는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2007. 5. 26
진도 세방리 다도해 횟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