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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달이 뜨는 낙안성

밤비 김용수 2007. 9. 28. 07:51
 

   김 용 수 /


  한가위달이 뜨는 낙안성에는

  들뜬 마음의 여인네들이

  성곽을 밟다가

  그네를 타다가

  달마중을 나가고 있다

  

  한가위 보름달은

  오봉산 등허리를

  슬슬 기어오르다가

  낙안성 동네어귀 쳐다보다가

  은행나무 뜨락에서 숨바꼭질하잖다

   

  술래가 된 달님이는

  붉디붉은 얼굴로

  당산나무 뒤로 숨고

  은행나무 돛대 가로 숨고

  동네 샘가로 숨은

    

  철수. 영희 바둑이를 찾다가

  낙안성 돌담에 부닥치다가

  연못 속에 숨어있는 잉어 떼 내몰고

  연잎에 졸고 있는 청개구리 비친다


  한가위달이 뜨는 낙안성에는

  하얗고도 새하얀 달빛 망을 쓴

  낮도깨비들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