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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의 아름다운 손과 발

밤비 김용수 2007. 10. 29. 17:27
 

  김 용 수 / 


  물과 숲이 어우러져 정겨움이 넘쳐나는 순천 땅! 그 생명의 땅에는 아름다운 손과 발이 있다.  시월 들어 순천 땅은 축제의 물결로 많은 인파가 붐비고, 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온 시가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중에서도 ‘순천만 갈대축제와 낙안읍성 음식축제’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는 엄청난 물량으로 순천시의 환경미화원들에게 가장 큰 고통과 곤욕이 뒤따르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들은 언제나 생명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 더럽고도 지저분한 곳, 만인들이 즐겨 찾으며 먹다가 놀다가 쓰레기를 버리고 간 곳, 그런 곳만을 찾아다니며 청소를 해야 하는 어려운 일터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환경미화원들의 손과 발은 남들이 즐기고 노는 시간과 잠자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틈타서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일을 해야 하는 보통사람들과는 반대적인 손과 발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일터는 모든 사람들이 꺼려하고 싫어하는 곳으로 하루하루가 고달프기만 하다.

  새벽도 첫 새벽이랄까?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고 일어나 일터로 나가는 그들에 발부리와 양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의 품을 빠져나와 찬 공기를 가르면서 더럽고도 지저분한 쓰레기와의 전쟁이 시작되는 일과는 소름끼치도록 싫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마디의 군말도 내색도 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자신들에게 주어진 맡은바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면서 고된 일과를 소일하려 안간 힘을 쏟고 있다. 작업여건상 크고 작은 부상, 교통사고 등 생명의 위험이 상존하는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청소작업을 해야 하는 환경미화원들의 손과 발은 참으로 아름답고 고귀하다 아니할 수 없다.

  상기해 보면 지난 IMF사태 이후, 순천시의 환경미화원은 일용직 구조조정으로 인해 정원이 196명에서 133명으로 축소 조정됐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시는 여러 지역에 대규모 택지개발과 도로개설 사업, 주거환경개선 등 갖가지의 사업으로 인해 청소구역이 대폭 확대되고 있는 반면 청소인력은  증원되지 않아 근무여건은 더욱 악화됐었다.

  게다가 근무내용도 새벽 2~3시경부터 뒷골목 쓰레기수거 및 도로 청소작업 시작됐으며, 각종 체육대회, 축제행사 기간 중에는 본연의 청소작업 외의 작업을 해야 하므로 아예 국, 공휴일도 없는 쓰레기수거와 청소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순천 시는 5일장인 재래시장이 (남, 북부) 2개소가 상존하고 있어 장날에는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청소작업을 할 뿐만 아니라 공한지나 산간, 계곡등지에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 때문에 불편함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열악한 여건에서 재래시장 2곳과 서울시의 1.5배에 달한 넓은 면적을 샅샅이 뒤져, 쓰레기수거 작업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르고 있다할 것이다.

  이들의 조직현황을 살펴보면 최규호(57세) 조합장을 비롯해 김종윤(50세) 부조합장 정병국(44세) 총무. 차량반 22명. 뒷골목반 26명. 노선반 63명. 읍면지역 17명. 행정요원 5명. 도합 133명이다.

  또 인건비 지급기준은 일반 공무원과는 달리, 매년 행자부와 한국노총협의 결과를 적용하고 있으며 환경미화원 고용법도 달라 정년은 만59세 (단체협약).채용자격은 만25세~45세(남자).거주지는 순천시로 정하고 있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이처럼 순천시의 환경미화원은 열악한 근무여건 속에서도 맡은바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으며, 시와 시민 그리고 외지인들을 위한 아름다운 손과 발이 되고 있다.

  갖가지의 지역축제가 뒤엉킨 10월에는 동분서주하는 이들에게 아픔과 고통의 나날인지도 모른다. 남들이 휴식을 취하며 먹고 즐기고 놀 때 일수록, 이들에게는 정반대적인 일과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이들은 남들이 꺼려하고 싫어하는 일터를 찾아서 고된 일과를 소일하고 자신들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