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 / 김 용 수
백이산 능선을 타는 햇덩이가
하루를 짊어지고
서러운 밤을 부르고 있다.
뉘엿뉘엿 넘어가다 주춤거리고
손목잡고 뒷짐 지다 뒤돌아보며
선홍빛으로 물들이는 동그라미가
지친하루를 불태우다 어둠에 눕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울고 웃는 삶 퍼 담다가
빨갛게 익어만 가고
속고 속인 삶 뒤 쫓다가
백이산 능선을 타는 햇덩이
티 없이 맑은 간난 소녀
가는 목에 걸어 주고 있다.
2007년 3월 22일 순천시 낙안면 불재를 넘다가
*백이산 / 순천시 낙안면에 있는 해발 450m 높이의 산
출처 : 순천강남문학회
글쓴이 : 밤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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