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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도 없는 길

밤비 김용수 2008. 3. 27. 17:44
 

  김 용 수


  짙은 어둠이 깔리고 있다


  대신 갈 수 없는 품앗이 길목에서

  한참을 섰다가 어눌한 계산 한다


  아무리 버티어도 끌려가고

  눈물로 빌어봐도 끌고가는

  저승길 가는 그 길은

  품앗이도 없는 길인가 봐


  날마다 품앗이로 살아온

  삶의 길 

  혓바닥이 축 늘어지고

  애간장이 타들어 가도

  무덤을 파본적은 없다

 

  어떤 날은 혼례식장을 다녀오고

  어느 날은 장례식장서 밤을 새며

  품앗이로 사는 계산법을 배운다


  오늘은 품앗이도 없는 길

  그 길목을 찾아서

  뒤돌아보는 넋을 달래고

  지쳐 헤매는 몸에 기댄다

  

  캄캄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