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수
짙은 어둠이 깔리고 있다
대신 갈 수 없는 품앗이 길목에서
한참을 섰다가 어눌한 계산 한다
아무리 버티어도 끌려가고
눈물로 빌어봐도 끌고가는
저승길 가는 그 길은
품앗이도 없는 길인가 봐
날마다 품앗이로 살아온
삶의 길
혓바닥이 축 늘어지고
애간장이 타들어 가도
무덤을 파본적은 없다
어떤 날은 혼례식장을 다녀오고
어느 날은 장례식장서 밤을 새며
품앗이로 사는 계산법을 배운다
오늘은 품앗이도 없는 길
그 길목을 찾아서
뒤돌아보는 넋을 달래고
지쳐 헤매는 몸에 기댄다
캄캄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