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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도 지키는 지자체장으로

밤비 김용수 2008. 12. 5. 12:49

청렴도 지키는 지자체장으로

김 용 수 / 시인

 

공교롭게도 노 관규 순천시장이 “전국최고의 목민의 상”을 수상했던 날이었다. 지인으로부터 쪽지 한 장을 건네받았다.

 

참으로 의미가 있고 뜻 깊은 날, 이런 쪽지를 받았다는 사실에 두 번 세 번을 읽어 보았다. 처음에는 어떤 연유에서 이런 쪽지를 건넸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졌고 그 의미를 되 새겨보게 됐다.

 

순간 順天 市라는 오명이 뇌리를 스쳤다. 아니나 다를까? 민선1기에서부터 3기에 이르기까지 청렴도를 지키지 못해 도중하차 해야만 했던 단체장들의 얼굴들이 떠올랐다. 다시는 떠올리지 말아야하고 두 번 다시 거론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또 다시 들추게 만든 지인이 밉기만 했다.

 

하지만 그 지인의 건네준 쪽지 내용들을 살펴 볼 때, 순천시의 오명을 들추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 지인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난국에서 있어서는 안 될 모든 지자체장들에게 고하는 경종 아닌 덕목을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 잠시, 뇌물이 일상화되고, 부패가 심한 폴란드에서 토끼와 송아지가 지니고 있는 의미를 들춰보자. “뇌물은 폴란드의 일부분이다”라고 불릴 정도로 폴란드에서는 뇌물이 일상화돼 있다는 것이다. 즉,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의사에게 따로 돈을 줘야 하고,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역시 웃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폴란드 근로자들은 직장에서 적절한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근로 여건이 나쁘면 윗사람에게 무언인가를 갖다 바칠 능력이 없다는 뜻으로 “토끼 등에 업혀 왔다”고 말하고, 반대로 윗사람에게 총애를 받거나 특권을 누리는 것은 무언인가를 갖다 바칠 능력이 있다는 뜻으로 “송아지를 타고 왔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폴란드에서 가장 신뢰받는 직업으로는 학자, 교사, 간호사라고 한다. 학자, 교사는 항상 진실을 밝히는 직업이고, 간호사는 워낙 부패해 의사들의 반사이익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때 “청렴도를 지키는 지자체장은 탈이 없다”는 지인의 한마디는 엄청난 뉘앙스를 풍기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청렴도를 지킬 줄 아는 지자체장은 자신의 행보에 있어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고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상기해 보자. 순천의 淸廉道는 고려시대 때, 최 석 부사로부터 시작되어 그 정신을 기리고 있다. 시민들은 지금도 최 석 부사의 정신을 높이 사고 그와 같은 목민관의 다스림을 받고자 한다. 팔마비가 전해주듯,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순천고을의 청렴도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워지지 않는 오명을 둘러쓴 시와 시민으로 명예를 실추했던 아픈 기억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목민의 상”을 수상한 노 시장의 행보는 순천시의 청렴도 역사와 시민정서에 무관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 역사를 존중하고 그 정신을 본받아 시와 시민을 위해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언제나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최선을 다하고 투명한 행정력을 보여주려는 지자체장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아무튼 “목민의 상”을 수상한 노 시장에게 시민의 한사람으로써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두 번 세 번 축하에 메시지를 날려본다. 비로소 그 지인의 건네준 쪽지의 숨은 뜻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