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울움
김용수
우우우 으으흑...
끊기다 이어지고 이어지다 끊기는
아버지의 울움을 지켜보았다
단 한 번도 울지 못했고
단 한 방울에 눈물도 보이지 않았던
당신의 속 울움을 오늘에야 보았다
그 울움 속에는
어루만져 키웠던 사랑열매들
연민의 정이 방하착으로 매달리고
“천만년 살고지고” 노래를 불렀던
당신의 사랑, 당신의 반쪽만이 휑하니 지켜볼 뿐
당신이 가는 길을 어느 누구도 막을 수는 없는지
산문 가까이에 서서
지나온 길, 뒤돌아보는 당신의 눈망울에
가버린 젊음들이 끈끈한 액체로 흐르고
생을 비우려는 그 울움소리 쇠잔하게 들려올 뿐
산문의 문턱 밟으려는 아버지 눈물이 메마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