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별 집

기대승 교육사상을 기리며 / 김용수

밤비 김용수 2013. 9. 30. 10:12

이기심이 팽배하고 상업성이 판을 치고 있다. 극도로 발달된 산업사회의 괴리는 교육의 본질을 헤치고 있을 뿐 아니라 인성교육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다시 말해 사회교육과 학교교육 그리고 가정교육의 3위 일체가 표류하고 있는가하면 교육의 현주소를 잃어버린 것이다. 사회는 사회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가정은 가정대로 제각각인 교육을 하고 있다. 특히 가정에서는 인성교육은 뒷전이고 자신의 입지와 자식의 출세를 위한 시험대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고봉 기대승 선비의 앎과 삶의 교육사상을 기려볼까 한다.

 

그는 얼마나 훌륭한 교육사상과 철학을 터득했던지, 조선시대 효종(孝宗)은 1655년에 고봉에게 “精金潤玉(정금윤옥) / 그대의 정신은 잘 단련된 금과 같고 윤택한 옥과 같으며, 水月氷壺(수월빙호) / 물속의 달처럼 맑고 투명한 얼음병과 같도다.”라고 "치제문(致祭文)"을 내렸다고 한다.

 

이는 곧 가정에 이어오는 좋은 교훈을 받았고, 학문은 정자와 주자를 본받았다는 의미이며, 기운은 일세를 풍미하였고, 이치는 천만가지를 꿰뚫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틀림은 없을 것 같다.

 

그렇다. 그는 교육사상에는 유교철학의 전망과 유교사회의 시험으로 교육체제였던 과거제도에 대한 대응양상이 반영되어있다. 또 그는 유교 지식인-학자로서 공부의 본연과 교육의 내재적 목적에 대한 성찰과 함께 이를 삶의 장면으로 실천했다.

 

즉, 과거를 위한 공부와 이치를 궁구하는 공부에 대한 접근과 대응양상을 살피는 일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앎과 삶의 문제에 대한 핵심적인 논의로 이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기대승의 경우를 통해 과거공부와 이학공부는 주체적 해석의 대상이자 앎과 삶의 문제에 관여하는 핵심 과제였음을 알 수 있다. 그 포괄의 자리에 성인자기론, 위기지학, 성학이라는 공부의 본연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이었다. “광주100년 교육포럼” 출범했다. 많은 내빈과 6백 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광주교육의 중요성을 감지한 시민들의 근심어린 목소리가 고조되면서 이 같은 교육포럼이 출범했으리라 믿는다.

 

이날 박인화(현 광주시교육위원장)상임고문은 격려사를 통해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이 심화되고 교육주체 간 불신이 깊어진 광주교육의 현실에 100년 교육포럼의 출범은 큰 의미를 가진다."며 "100년을 내다보는 긴 호흡으로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통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특히 박인화 상임고문은 월봉서원의 유래와 함께 고봉 기대승 교육사상의 맥을 잇는 인성교육에 매진해야 할 것을 피력했다.

 

생각해 보자. 우리네 선조들은 늘 명심보감과 사자소학 등을 인용하면서 아이들에게 효와 충 그리고 신의를 가르쳤다. 밥상머리에서도 충효사상과 신의에 관한 미풍양속 등의 이야기를 줄기차게 했었다. 즉 인성교육을 철저히 이행하여 왔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정과 학교사회교육부터 위로 올라갈수록 인성교육은 사라지고 오직 지식교육만 받아 인간미는 찾아보기 힘들다.

 

효도(孝道)는 인간 생활의 백행의 근원이며 근본이 되는 윤리(倫理) 행위라 말할 수 있다. 효를 실천함에 따라 부모와 자식 간에 모름지기 애절한 사랑을 느끼게 되며 형제간에 우애가 생기고 한 핏줄 간에 진정한 동족애로 화목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효는 오랜 세월을 거쳐 민족 전통의 중요한 덕목으로 우리에게 계승 발전하여 왔다.

 

아무튼 효와 충 그리고 신의 미풍양속 등 인성교육의 근간이 되고 있는 고봉 기대승 교육사상과 철학의 맥을 이어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주100년 교육포럼”의 활동상은 물론 광주시민의 관심사로 떠올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