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칼럼 집

쪽파아씨 손맛 / 김용수

밤비 김용수 2016. 9. 29. 10:00

 

 

얼큰 매콤한 파김치 맛

쪽파아씨 손끝에서 나는 맛

그 맛의 게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파릇하게 길어진 머릿결 풀어

찰지고 찰진 몸통줄기 버물어

시아비 시어미 지아비도 모르는 손맛으로

동네방네 소문나는 쪽파김치 담그는 그날

 

삼비산 너머 갯바람 돌아눕고

쪽파아씨 시린 손가락 부르터

염기품은 가을햇살 짊어지고 있다

 

어머니 치마폭에 쌓인 설겆이

아버지 발자국에 밟힌 논밭떼기

어깨너머로 배운 어설픈 눈요귀

양념장 바르는 쪽파아씨 손끝으로

늦가을 붉디붉은 노을빛이 물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