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이런 날은 낙안읍성초가에서 막걸리 잔을 기우리며 파전이나 고추전을 부쳐 먹고 구수한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다. 지역의 설화는 물론 한국설화에 이르기까지 오순도순 정담을 나누고 싶어진다.
사실 옛날이야기는 필자보다도 설화작가인 허석 순천시장이 들려줘야지만 멋과 맛이 제대로 우러날 것으로 믿는다. 특히 남도 3백리 길, 낙안읍성 가는 길, 동천 길, 천년불심 길, 매화 향 길, 등 각종 거리거리마다 널려진 멋과 맛은 필자의 졸필로써는 도저히 표현할 수가 없다.
하지만 멋과 맛이 어우러진 순천이야기의 단면을 그려보기로 했다. 順天은 지명부터서가 예사롭지 않다. 하늘이 내려준 순박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멋과 맛을 알고 그 멋과 맛을 부릴 줄도 아는 곳이다. 우리의 삶에서 멋을 부리고 맛을 낸다는 것은 최상의 문화를 꽃피우고 그 찬란함을 누린다는 것이다.
아마도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 선비문화가 오롯이 계승되고 있는 곳은 순천이 아닐까 싶다. 즉, 토착음식에서부터 사찰음식에 이르기까지 먹거리가 풍부해 음식문화가 발달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불교문화와 선비문화가 접목된 순천문화는 지구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으뜸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더욱이 선비문화는 멋과 맛을 추구하는 풍류문화로 발달되어 또 다른 게미와 그늘을 느끼게 함은 물론 아름다운 곡선예술을 태동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순천만에서 생산된 어패류와 조계산에서 생산된 임산물은 멋과 맛을 낼 수 있는 특산물로써 순천사람과 순천을 아름답게 가꾸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미인의 고장 순천! 멋의 고장 순천! 맛의 고장 순천! 이야기의 고장 순천! 생태도시 순천!” 건강도시 순천! 등의 이미지를 지니게 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됐지 않았나 싶다.
잠시, 설화작가출신인 허석 순천시장의 이야기를 해볼까 싶다. 그는 위정자보다도 선비정신을 겸비한 문학가로서의 기질과 학문철학이 깊은 사람이다. 따라서 양심을 지킬 줄 아는 마지막 보루라 해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가 밝힌 소신은 “상식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를 때 우리의 삶은 건강해지고 윤택해집니다. 그 위에서 시민과 함께 힘을 모아 이 도시를 살찌울 것입니다. 순천의 멋과 맛을 살리는 시장이 되겠습니다.”라고 했다.
지난주였다. 필자는 허 시장과 면담을 했었다. 그 자리에서 허 시장은 자치분권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광장토론, 골목토론, 아파트 토론 등 토론문화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시 산하 각종 위원회가 실질적인 여론수렴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순천균형발전위원회나 일자리창조위원회, 농정협의회, 교육혁신협의회 등 필요한 위원회를 신설하고 중복과 반복을 피해서 통폐합 등의 혁신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허 시장은 ‘새로운 순천, 시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열정을 다하겠다는 초심은 잃지 않겠다고 했다.
비근한 예로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리고 있는 물빛축제와 원도심권의 달빛야행, 순천만습지센터의 갈대축제, 등은 역사성과 환경이 떠받쳐주기에 시민과 함께 하는 축제라며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는 9월 7일에 개최되는 “2018순천푸드아트페스티발”도 순천의 멋과 맛을 살리는 관광음식축제로 순천시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행사다. 실제로 이 행사는 시민들과 함께 원 도심 중앙로를 일시차단하고 관광객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는 매우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 분위기속에는 순천만의 갯벌풍류와 생태도시의 건강문화를 직, 간접으로 체험케 하는 유익한 요소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방방곡곡 누비는 기차여행은 “내일로”다고 한다. 그들이 즐겨 찾는 역들이 있는데, 그중에 으뜸은 순천역이다. 내일러들의 ‘성지 순천역’을 모르면 내일로 여행을 논하지도 말라는 말까지도 나돌고 있다. 또 내일러들 사이에서 순천의 멋과 맛이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순천의 후한 인심과 맛깔스런 음식이다. 젊은이들에게 여행은 생각보다 고달프고 지칠 때도 있다.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의 정겨운 인심과 환대는 그 어떤 것보다도 시간을 따뜻하게 간직할 수 있게끔 한다. 순천인심과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은 집 떠난 여행객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처럼 순천의 멋과 맛 그리고 순천이야기는 끝이 없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끝없이 이어지는 순천이야기, 그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은 단연코 순천시장이다. “새로운 순천, 시민과 함께” 시정목표는 물론 포용과 혁신의 시정 기조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특히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된 시민들의 의식구조를 화해와 화합으로 이끌어, 평화의 비둘기를 날렸음 좋겠다. 그날을 기다리면서 필자의 졸시 “넝쿨손”을 게재해 본다.
푸르고 질긴 끈을
끊지 못하고 거꾸로 거꾸로만
꼬이는 너와 나
넝쿨손이다
칭칭 감아 도는 것이
엉키고 설키어 살아가는 것이
천연림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우연도 아닌 필연인 것을
왼 쪽 몰라 오른쪽으로
오른쪽 몰라 왼쪽으로만
반대로 감고 감는
넝쿨손
날줄로 엮고
씨줄로 꿰어
보랏빛 칡꽃은 내림을 수놓고
파란빛 등꽃은 버림을 수놓아
꼬임을 물고
얽힘을 매단
비둘기 떼 날리고 있다
(넝쿨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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