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문화의 참고서를 보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전남 순천시 낙안면 동서길 20에 자리한 “너나들이” 마을학교다.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마을학교지만 학부모들까지도 연결고리가 형성되는 특이성을 지니고 있다. 또 이들은 각 마을을 찾아다니면서 같은 학교, 동급생 내지는 선후배를 발견하고 정을 주고받는 소통문화의 참고서가 되고 있었다.
“물 흐르듯 시간이 흘러 우주의 질서인 숫자12, 12월의 끝자락입니다. 소중한 우리 낙안마을 공동체이야기를 하나하나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모두에게 서로 수고하셨다고 멋지셨다고 마음깊이 고개 숙여 감사인사 올립니다. 우리 낙안마을공동체가 함께 멋지게 쌓아올린 추억들 소중히 간직하고 2020년도에도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희망과 함께 힘차게 출발합시다. 어울렁 더울렁 함께 마음을 모아 손잡고 충절의 고장 낙안마을에서 우리 아이들은 마을 어르신을 존경하고, 마을을 사랑하는 행복한 사람으로, 마을은 사람이 살기 좋은 낙안마을로 함께 성장하기를 소망합니다. 바쁘게 달려온 우리 낙안마을공동체가 잠시, 숨을 고르면서 다가올 2020년도 희망의 날들을 온 마음으로 함께 준비합시다.”라고 그들은 소망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 아이가 온전하게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며 숲의 이야기를 했다. 다시 말해,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듯,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라고 말이다.
사실, 마을학교는 자신의 고장을 자세하게 알면서 지속가능한 농촌이미지를 심는 일이다. 또 낙안전체를 알면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반면 이러한 일들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그에 따른 소통문화를 일깨우게 하는 철학이 담겨져 있다.
무엇보다도 “호연지기”교육을 통해 소통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낙안마을학교는 올 한 해 동안 많은 업적을 남겼다. 가족야영캠프를 비롯해 서당스테이, 꽃마차마을 축제, 낙안읍성민속축제, 두능, 상송마을정원축제, 목공예체험마당, 가야금병창놀이터, 꿈지락 낙안마을 도서관나들이, 낙안골 알뜰 나눔 장터, 너나들이 나눔 한마당 등 내실 있는 활동성을 보였다.
예를 들자면 낙안마을 학생학부모와 주민 그리고 관광객 5백여 명이 참석한 두능, 상송마을 정원축제는 대성황을 이뤘다. 두능 마을 가든파티 정원 산책(사물놀이)을 비롯해 정원투어(낙안8경 벽화, 연못, 꽃밭) 정원음악회 먹거리, 마음꽃씨, 대나무 화분 만들기, 떡메치기 등은 호연지기교육의 근본이었다. 게다가 상송마을 둘레길 정원 산책인 녹차 밭 걷기와 녹차 로얄젤리 시음 등은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힐링 문화교육이었다.
또 꿈지락 낙안마을도서관 나들이는 2백여 명의 낙안마을 학부모학생과 주민들이 참석해 도서관의 이미지를 심었었다. 가야금병창공연을 시작으로 열쇠전달, 동시낭송, 도서관 한바퀴, 도서관 이용은 이렇게 해요,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요 등의 농촌지역의 작은 도서관 분위기를 조성했었다.
게다가 “너나들이”나눔 한마당에서는 스마트폰 시대의 꽃인 유튜브 교육을 실시해 2백여 명의 낙안초등학교 학생학부모들은 자신들의 행사를 직접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낙안마을학교 “너나들이”이야기는 수두룩하다. 대략적인 이야기만을 논할 수밖에 없는 여건에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호연지기교육을 바탕으로 낙안을 품은 낙안교육공동체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어른 아이들 구분 않고 남녀노소 구별 없이 “함께 배우고 상생교육을 하는 낙안마을학교 ”너나들이“는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9년도 5월에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열 번째의 이야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그 내용 역시 품앗이를 뿌리로 한 공동체교육이다.
이같이 낙안마을학교 “너나들이”를 만들고 활성화 시킨 장본인은 신길호 낙안면장이다. 그는 주민자치와 개방형직위 면장으로써 낙안면의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뽑은 면장이어서인지, 업무수행능력이 남다르다.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 발휘하면서도 낙안면민을 위하고 낙안고을을 위한 일들을 찾아서 하고 있다. 휴일에도 자신의 관할구역인 낙안을 비우지 않고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의 동분서주하는 모습이야말로 아름다운 표상이다. 가끔 앞서가는 생각으로 혼자만의 외로움에 잠기고 있지만 그의 철학은 공고하다.
이번 대통령소속 주민자치전문위원회 6차 회의 및 워크숍에서도 그는 “낙안면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주제로 1시간에 걸쳐 특강을 했다.
그 내용은 이렇다. 전국최초 민간인 면장으로써 차별성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러기 우해서는 주민의 삶속으로 파고드는 ‘마을별 현장간담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낙안마을학교’와 지속가능한 마을기업 발굴육성과 교육공동체를 조성해 소통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이다. 그 꿈은 낙안면 종합발전계획 수립이다. 그가 취임 100일 만에 만들어낸 낙안면 종합발전계획수립은 언론브리핑을 통해 퍼져 나갔으며, 1억 원의 연구용역비로 현재 진행 중이다.
그는 예산과 인사권 등 모든 제도가 갖추어진 지방자치에 비해 협소한 읍, 면, 동 주민자치의 한계점을 역설하면서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맡은바 책임을 다하고 있는 야전사령관이다. 품앗이를 근본으로 한 공동체교육과 호연지기교육을 통해 새로운 낙안고을, 30년 계획, 종합발전계획이 달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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