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수 / 논설위원
“표심 얻으려다 표심 잃는다.”
이 말은 사람들이 빈번한 곳을 찾아다니며 얼굴 내밀기에 바쁜 위정자들에게 던지는 시민들의 목소리다.
선거문화가 판을 치면서 알 듯 말 듯한 행사들이 난무하고 폄훼하는 발언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특히 수식어가 많은 가을에, 표심을 의식한 위정자들의 풍성한 말잔치. 정치성 행보가 알게 모르게 나타나고 있어 혼란스런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철새처럼 맴도는 위정자와 그들을 추종하는 자들의 줄서기는 어제 오늘에 일이 아니지만, 또 다시 그들의 행위를 지켜 보아야하는 시민들의 눈에는 눈 꼴 사납도록 흉하다 아니 할 수 없다. 게다가 그들이 행하는 말과 행동들은 믿기지 않는 언행으로 상대를 폄훼하거나 음해성을 날조해, 사회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고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도 한다.
흔히 시민들은 위정자들의 정체성을 이야기 할 때 “쓰디쓴 속셈을 감추고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겉포장 한 ‘당의 정’ 같다”하여 믿으려 하지 않는다, 또 속지 말아야 할 것을 굳게 다짐한다. 하지만 그들의 현란한 유혹과 끈질긴 설득력 등 그들의 ‘당의 정’의 정체성은 혈연. 지연. 학연을 쫓아 표심 얻는데 급급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현 지자체장 및 기초의원들의 행보는 더욱더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현 직무에 소홀함이 엿 보일 수 있으며, 자신도 모르는 선심성 언행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모든 일에 있어서 올바른 언행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때다. 빈총도 맞지 안해야 한다는 말처럼 자칫 잘못하면 선심성으로 비쳐지는 경우가 발생 할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이 시대는 존경할 만한 위정자가 없는 시대인지도 모른다. 선비정신을 이어 받고 선비다운 언행을 배워왔던 우리민족이건만, 오늘에 현실은 이를 뒷받침 하지 못 한성 싶다.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남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정신 등 아름답고 눈물겨운 선비정신으로 살아가는 진정한 선비는 없는 듯 하다. 기껏해야 신문 한 구석에 실린 미담사례를 읽고, 그래도 따뜻한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예부터 시절이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덕망 있는 사람. 된 사람’을 열망한다. 올곧게 절개를 지키고 두루 사람들을 사랑하며, 원칙에 어긋남도 없는 인물, 이런 사람들을 두고 선비라 불렀다.
사서삼경을 읽었다 해서 모두 선비는 아니다. 아는 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만이 선비로서의 자격이 주어지지 않을까 싶다. 알량한 이익을 위해 권세를 휘두르고, 권력에 아첨하며 살아가는 무리들이 판을 치고 있는 현 사회의 괴리 속에서 진정한 선비의 덕목을 갖춘 사람은 없을까? 잘못 형성된 선거문화 속에서도 우뚝 설 수 있는 선비는 없을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현실이다.
내년 지자체장 및 기초의원들의 선거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시민들의 진정한 마음은 선비정신에 입각한 진솔한 위정자 상을 찾으려하고, 선비를 그리는 향수에 젖어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표심 얻으려다 표심 잃는다.”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선비정신에 입각한 위정자의 행보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