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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가라고

밤비 김용수 2005. 11. 29. 09:01
 

제목 / 홀로 가라고

         김 용 수


아직 내뱉지 못한 말이 있다.

“땅 밥되라고”


엄마의 진통으로 태어나

웃음 익히는 그날, 할말 잃고

밥 먹고 잠자는 굴레 속에

못다 한 낱말이 있다.

“빈 자 되라고”


살 찢겨

뼈 부러지고

혼 비벼

미치광이 되도

아껴둔 말이 있다.

“사랑 한다고”


살다가 땅속 그리다가

닳고 닳은 詩語가 있다.

“홀로 가라고”


* 2005년 11월 28일 섬진강 변 어초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