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수
섬진강 여인이 발가벗고 누워있다
길들여진 섬진강여인이 앉으려 한다
긴 머리 길다랗게 늘어뜨리고
얼개 빗질하는 섬진강여인의 알몸을 본다.
봄물 숨어든 은빛 살결은
겨우내 달라붙은 얼음 녹이고
거칠어진 호흡 조절하고 있다.
매끄럽게 흐르는 곡선 뒤로 늘어선 벚꽃은
꽃 잔치 벌이다가 헛눈 팔다가
아무도 모르게 소리 없는 간음을 즐기고 있다.
강줄기 거슬러 오른 연어 떼는
모태 흔적 찾으려 눈 까뒤집으며
머리 쳐 박으며 마구잡이로 쏘다니며
섬진강 여인의 몸 구석구석을 다 뒤진다.
포란 흔적도, 부화 흔적도, 찾지 못한 연어는
끝내
의 붓 자식 이란다.
바람난 섬진강 여인은
의 붓 엄마로 길들여지고
옛 연을 배반한지 오래다.
오늘도 섬진강 여인은 정 많은 여인으로
의 붓 어미의 아픔을 안고 또 다른 바람을 타고 있다.
섬진강 여인이 일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