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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섬진강 여인

밤비 김용수 2006. 4. 14. 10:31
 

 

                   김 용 수


  섬진강 여인이 발가벗고 누워있다


  길들여진 섬진강여인이 앉으려 한다


  긴 머리 길다랗게 늘어뜨리고

  얼개 빗질하는 섬진강여인의 알몸을 본다.

  봄물 숨어든 은빛 살결은

  겨우내 달라붙은 얼음 녹이고

  거칠어진 호흡 조절하고 있다.

  매끄럽게 흐르는 곡선 뒤로 늘어선 벚꽃은

  꽃 잔치 벌이다가 헛눈 팔다가

  아무도 모르게 소리 없는 간음을 즐기고 있다.

  강줄기 거슬러 오른 연어 떼는

  모태 흔적 찾으려 눈 까뒤집으며

  머리 쳐 박으며 마구잡이로 쏘다니며

  섬진강 여인의 몸 구석구석을 다 뒤진다.

  포란 흔적도, 부화 흔적도, 찾지 못한 연어는

  끝내

  의 붓 자식 이란다.

  바람난 섬진강 여인은

  의 붓 엄마로 길들여지고

  옛 연을 배반한지 오래다.

  오늘도 섬진강 여인은 정 많은 여인으로

  의 붓 어미의 아픔을 안고 또 다른 바람을 타고 있다.


  섬진강 여인이 일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