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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여인

밤비 김용수 2006. 10. 7. 08:06

 김 용 수

 

슬라브족 여인네가 버티고선

자작나무 숲에는 러시아가 있다.


자작나무 하얀 피부는

비바람, 눈보라가 스쳐가다 미끄러지고

자작나무 갈색 피부는

늙은 엄마 한숨으로 옹이마다 한 서려있다.


죽어가는 자작나무 토막에서

슬라브족 여인네의 넋이 검은 돌기로 피어난다.


북풍 막는 시베리아 자작나무 숲은 

하양눈꽃 피우는 아니마로 버텨서고

남풍 막는 모스크바 자작나무 숲은

하양몸매 가꾸는 아니무스로 버티어 선다.


언제나

그 하얀 피부로

하얀 눈보라 지켜보는 날은

별난 꽃, 눈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