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 별 집

하늘의 눈빛

밤비 김용수 2010. 1. 8. 09:36

 

김 용 수

 

회색빛 하늘을 뚫고 내리는

저 하양눈발은

야윈 가슴팍을 달라붙다가

길거리 뒤덮는 하늘의 눈빛이다

 

새하얀 빛, 그 빛을 흩어 뿌리려고

멀고도 험한 하늘 길을 쉼 없이 날고 날아서

허리 굽히고 엎드려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 빛으로

썩어 문드러져 흉물처럼 버티고선 산업뼈다귀 묻는 빛으로

구석지고 그늘지고 어두운 곳, 사방을 쏘아대는 천사들의 빛으로

 

더러는 그 눈빛 받아 가슴 열어보고

더러는 그 눈빛 받아 살갗 비벼보고

더러는 그 눈빛 타고 사랑을 녹이고

더러는 그 눈빛 뭉겨 눈사람 만들고

보이지 않는 길거리 이정표로 버텨 서서

하얗고도 둥그런 하양마음의 그 눈빛은

 

하늘땅 공간으로 흩날리다가

산과 바다로 뿌려지다가

얼어붙은 야윈 가슴팍에 달라붙어

정에 빛으로

삶에 빛으로

새 하양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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