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수
회색빛 하늘을 뚫고 내리는
저 하양눈발은
야윈 가슴팍을 달라붙다가
길거리 뒤덮는 하늘의 눈빛이다
새하얀 빛, 그 빛을 흩어 뿌리려고
멀고도 험한 하늘 길을 쉼 없이 날고 날아서
허리 굽히고 엎드려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 빛으로
썩어 문드러져 흉물처럼 버티고선 산업뼈다귀 묻는 빛으로
구석지고 그늘지고 어두운 곳, 사방을 쏘아대는 천사들의 빛으로
더러는 그 눈빛 받아 가슴 열어보고
더러는 그 눈빛 받아 살갗 비벼보고
더러는 그 눈빛 타고 사랑을 녹이고
더러는 그 눈빛 뭉겨 눈사람 만들고
보이지 않는 길거리 이정표로 버텨 서서
하얗고도 둥그런 하양마음의 그 눈빛은
하늘땅 공간으로 흩날리다가
산과 바다로 뿌려지다가
얼어붙은 야윈 가슴팍에 달라붙어
정에 빛으로
삶에 빛으로
새 하양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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