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 별 집

잠은 꿈을 부른다.

밤비 김용수 2010. 3. 18. 09:36

 

김 용 수

 

눈까풀이 감긴다

말의 힘을 이기지 못함일까

 

무겁게시리 내리누르는

잠이란 놈은 꿈을 부르기 위함인지

피로를 견디다 못한 짓누름인지

 

실잠 방비로 쓸고

설잠 걸레로 닦아내도

한낱 허우적일 뿐

잠은 꿈을 부르고 있다

 

꿈속 헤매는 잠은

말 물어오다 언어 조각하고

혀 놀리다 말씨름할 뿐

서투른 언어는 울고

어설픈 말은 넘어 진다

 

옳고 그름을 따져 무얼 하리

길고 짧음을 대본들 어떠 하리

참과 거짓을 밝힌들 무얼 하리

허기지고 맥 빠진 말 말 말들

꼬막껍질로 하나도 담지 못할

그 잠과 말들을

깃털로 맨 방비가 쓸어내고

연기로 핀 걸레가 닦아내도

하얀 꿈은 잠에 취하고 있다

잠은 꿈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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