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수
눈까풀이 감긴다
말의 힘을 이기지 못함일까
무겁게시리 내리누르는
잠이란 놈은 꿈을 부르기 위함인지
피로를 견디다 못한 짓누름인지
실잠 방비로 쓸고
설잠 걸레로 닦아내도
한낱 허우적일 뿐
잠은 꿈을 부르고 있다
꿈속 헤매는 잠은
말 물어오다 언어 조각하고
혀 놀리다 말씨름할 뿐
서투른 언어는 울고
어설픈 말은 넘어 진다
옳고 그름을 따져 무얼 하리
길고 짧음을 대본들 어떠 하리
참과 거짓을 밝힌들 무얼 하리
허기지고 맥 빠진 말 말 말들
꼬막껍질로 하나도 담지 못할
그 잠과 말들을
깃털로 맨 방비가 쓸어내고
연기로 핀 걸레가 닦아내도
하얀 꿈은 잠에 취하고 있다
잠은 꿈을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