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 앞바다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잊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민다. 온 국민이 경악하고 세계인들이 혀를 내 두르는 대참사였다. 국민적 트라우마가 가슴깊이 새겨지고 그 슬픔과 비애는 끝이 없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오늘, 인천에서 살고 있는 송준용 시인이 보내온 “팽목항에서 못다 한 노래” 한편의 시를 언급해 본다.
슬픔이 너무 깊어
눈물이 되어 나오지 않는다
분노가 너무 커서
노래가 되어 나오지 않는다
팽목항
나는 너의 목에서 터져나오던 소리
우리 아이들이 일상 지절거리던 소리
영철이, 인식이, 순아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 어머니, 누나, 누이들이
웬일로 부산하게 움직이며 가슴을 치던 소리
종종걸음으로 내닫던 소리를 듣는다
간간이 이슬비 내리고
바람 불어 파도소리 높던 날의 기억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그 보다도 산 채로 주검이 된 아비귀한의 외침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못된 어른들의 짓거리는
천추에 한이 되어 돌아왔다
아이들아
아직 펴보지도 못한 채 져버린 아이들아
캄캄한 바다 속의 밤이 얼마나 무서웠니
나는 너희들의 주검이 한곳에 모여 있었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굳게 잡은 손 놓지 말고
고통도 슬픔도 없는 나라에서
꽃으로 미소로 따뜻한 봄날의 향기로
다시 태어나라
그러면 슬픔이 너무 깊어 나오지 않던 눈물도
분노가 너무 커서 목이 메이던 노래도
다시 부를 수 있으리라
들을 자 없는 노래
혼자서 마음껏 부를 수 있으리라.
그는 시작노트에서 “생때같은 아이들을 잃고 참담한 마음을 몇 줄의 글로 추모하자니 사치스
런 마음마저 없지 않구나. 이러한 기분은 나뿐만이 아니라 국민적 감정일 것이다. 여태까지
아무런 일이 없었으니 괜찮겠거니 하는 타성이 멀쩡하던 아이들을 죽였다. 안타까운 일이다.”
라고 한탄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너무도 냉혹하다. 정치판의 무대에 휩쓸려 세월호 참사는 뒷전이다. 즉, 세월호희생자들에 대한 문제는 안개속이다. 특히 단원고학생들에 관한 문제점은 풀어지지 않는 수수께끼다. 그 원인은 정치를 하는 위정자들의 표밭관리에서 오는 것 같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는 위정자들이 세월호의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영달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각각 가는 길이 다르고 그들의 속셈이 다르다. 세월호 1주기를 맞는 오늘, 외국순방에 오른 박대통령과 그 일행들의 행보가 결코 곱지 않게 비쳐진다. 또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이완구 국무총리의 자진사퇴 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시국에서 여당의 불협화음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야당은 야당대로 보궐선거에 치중한 나머지,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이했어도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의 슬픔과 비애를 위로하기는커녕 이완구 국무총리 사퇴 론과 박대통령 외국순방비방만을 쏟아놓고 있다.
정치권에서 정치논리로 풀어야 할 위정자들이 세월호 문제점들은 뒤로하고 표밭관리를 통해 자신의 영달만을 꾀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온 국민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은 흘러도 그 세월만은 잊어지지 않고 지워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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