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칼럼 집

봄비 내리는 순천만에서 / 김용수

밤비 김용수 2016. 2. 15. 10:20

 

 

봄비가 내린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름 봄을 맞이하는 기분이다. 그 중에서도 순천만을 찾는 사람들은 새로운 봄기운을 맞이하려는 설렘이다.

 

어떤 사람은 갯벌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겨울가뭄 해갈을 생각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겨울바다가 봄 바다로 변하는 광경을 감상했을 것이다. 아니다. 국가를 생각하는 국민이라면 나라걱정을 해야만 했다.

 

개성공단의 폐쇄로 인한 대한민국의 앞날을 우려했을 것이다. 간접적인 피해는 뒤로 하더라도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직접적인 손실은 어림잡아 수조원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개성공단에 참여한 기업가들의 하소연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무엇이 옳고 어떤 것이 잘못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음력 정초부터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할 때는 정부도 많은 생각을 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정치권과 위정자들의 말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국민들의 머리 밭은 매우 혼란스럽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한다. 과연 그들의 말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감을 얻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어찌 보면 정치권과 위정자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애국, 애민의 정신으로 신뢰도는 물론 민족정기를 심은 정치철학이 담겨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발사로 인한 지구촌이 시끌벅적하다. 특히 열강들의 목소리는 어느 때 보다도 크다.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 일본은 자국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한 나머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한반도의 사드배치문제를 놓고도 한, , 일은 동조를 하는 반면 중 러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자국에 미치는 저해요인을 감지하고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형국이다.

 

이런 형국에서 우리의 정치권과 위정자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대책을 세우는지, 도통 알수가 없다. 한 번쯤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일이다. 왜냐하면 국제 법은 잘 지켜지지 않은 반면 강대국들이 만든 제도다. 다시 말해 힘 있는 나라가 힘없는 나라를 위해서 만든 법이 아니고 열강들끼리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교묘한 수단으로 국제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약소국들을 위한 국제 법은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작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할 뿐이다.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다수의 국민들은 오늘의 현실을 매우 불안하게 여기고 있다. 아무리 미국과 일본이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지지하는 형국으로 냉전이 지속된다면 그 피해는 약소국인 우리나라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난국에서도 우리의 정치권과 위정자들은 4월 총선을 겨냥한 정쟁만을 일삼고 있다. 한심한 노릇이다. 나라와 국민은 뒷전이고 오직 자신의 영달만을 위한 정치놀음이 한창이다. 지금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는 정치철학을 찾아 보자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야당이 이렇고, 여당이 저렇고 설전과 설전이 혈전으로 치솟고 있는 시국이다. 여야가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어 나라걱정을 해도 시원치 않을 시국인데도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네편 내편하면서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표밭을 의식한 위정자들의 언행들이 눈에 보이지 않게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봄비 내리는 순천만에 잔잔한 파도가 밀려온다. 촉촉하게 젖어오는 봄비를 반기려는지, 포근한 감성으로 여린 가슴을 파고든다. 정치를 아는 사람도 정치를 모르는 사람도 잠시나마 순천만의 정취에 취하려 한다.

 

그제였다. 필자는 순천만 선착장을 서성대는 한 위정자를 만났다. 그는 금년에는 꼭 청 갈대가 자라는 모습과 게, 망둥어, 철새 떼가 노니는 광경을 지켜보고 순천만의 여유로움을 자신의 정치철학에 대입시켜 보겠다고 했다. 또 그는 순천만국가정원의 근원인 힐링문화를 바탕으로 나라와 백성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애국애민의 정치철학을 순천만에서 배우겠다고 말했다.

 

봄비 내리는 순천만은 한가롭다. 수많은 서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피로에 쌓인 삶들을 다독여 준다. 위정자들이여! 대자연이 숨 쉬는 순천만에서 철학을 익혀 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 갈대의 정화조 철학과 개펄의 헌신철학 그리고 물의 철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