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칼럼 집

피멍든 순천시민들의 “하얀 마음”/ 김용수

밤비 김용수 2020. 4. 6. 06:54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여라/ 내 사랑이여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핀다”
양희은의 노래 “하얀 목련”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도톰한 꽃잎을 피워내는 하얀 목련의 아픈 가슴을 어찌하란 말인가? 휑한 빈자리를 어찌하라는 말인가? 피멍든 순천시민들의 마음을 달랠 수는 없는가? 그렇다. 꽃샘추위로 된서리를 맞은 하얀 목련꽃송이처럼 녹슨 꽃잎으로 흩날리고 있을 뿐이다.

순하고 순한 순천시민들의 “하얀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위정자들이 밉기만 하다. 되돌릴 수 없는 지난 시간들, 위정자들의 정치놀음이 지워지지 않고 오히려 진하게 번져오고 있고 있다. 아마도 4월 15일 총선이 다가오면서 울분의 응어리가 치솟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얀 밤을 지새우면서 2개의 선거분구를 기다렸던 순천시민들은 어안이 벙벙한 소식으로 큰 상처를 받아야만 했다. 모름지기 정치판이 휩쓸고 간 사약과도 같았다. 2개의 분구가 되어야할 순천시가 분구는커녕 전략공천과 함께 해룡면을 광양으로 내줘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순천시가 되어버렸다. 분노와 울분을 토로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것은 분명 순천시민을 무시한 처사였으며, 정부여당의 횡포였다.

제아무리 순한 순천시민이라 해도 자존심은 있는 것이다. 이번 위정자들의 정치놀음은 때 묻지 않는 순천시민의 하얀 마음을 짓밟고 찢는 행위로써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는 행위였었다.   
무엇보다도 순천시민의 하얀 마음과 하늘마음을 한꺼번에 뭉개버린 것이다. 그 하얀 마음은 우리 민족이 백색(白色) 옷, 즉 흰옷을 즐겨 입었던 데서 비롯되었다. 그래서인지 백민(白民)이라고도 했다. 흰색은 태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우리 민족에게는 태양숭배사상이 강해 광명을 나타내는 뜻으로 흰색을 신성시하고 백의를 즐겨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흰색은 순색(純色)이라고 해 청정과 순결 또는 광명과 도의의 표상이 되어 신성한 빛을 뜻하기도 했다. 우리 민족의 흰색흰옷 숭상은 뿌리 깊은 것으로, 민족정신을 뜻할 만큼 사랑을 받아왔다. 따라서 백의민족, 한민족 등은 단일 민족으로서 오래도록 정체성을 지켜 온 우리 민족에 대한 지칭들이다.

그래서 일까? 코로나19로 국난을 헤쳐 나가는데 앞장선 의료진들이 생각난다. 그들은 하얀 옷의 의미를 알고 있는지, 하얀 옷을 입고 코로나19와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그들은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의술을 자원한 자원봉사자들이다. 코로나19 확진환자를 치료한다는 것은 극히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생명은 물론 환자의 생명까지도 담보가 된 상태에서 목숨을 걸어야만 한다. 하얀 옷의 의료진들에게 뒤 늦게나마 고마움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목숨을 건 최 일선에서의 그들의 노고를 국민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모 지인은 말한다. 하얀 옷과 하얀색의 뜻을 알고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감염 병의 최 일선에서 뛰고 있는 그들의 행동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말이다.

즉, 그들은 해 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숭고한 정신을 몸소 실천에 옮겼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위정자가 아니고. 성직자도 아니다. 오로지 숭고한 정신을 지닌 백의의 천사들이다. 우리들의 가슴을 울린 백의의 천사들의 이야기는 싱그럽다. 그들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소식을 듣고 대구로 곧장 달려갔다. 그들은 잠들 곳이 없어 장례식장에서 잠든다는 간호사들의 이야기도 접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웃음이 희망 백신이었다.

지인은 또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가장 큰 바이러스는 사스도 코로나도 아닌 내 마음을 늙고 병들게 하는 절망의 바이러스라는 것을. 그는 확실히 배웠다고 했다. 공생과 공존이 상생의 길이라는 것을.

그런 연유에서일까? 순천지역 총선후보자인 노관규 후보는 무소속의 하얀 옷을 입고 자신의 그릇됨과 소외된 삶, 그리고 순천의 자존심을 호소하고 있다. 작은 돌쩌귀가 문을 움직이듯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저들의 살아있는 행동인 것을, 인생의 허들경기에서 장애물은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서라’고 있는 것임을,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재 정의하고 살아남을지, 바이러스의 희생양이 될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닥친 불행과 시련을 운명이 아닌 삶의 한 조각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웠다고 말이다.

그렇다. 하얀 옷과 하얀색은 우리민족의 얼이며 혼인 것이다. 백의의 천사를 비롯해 하얀 의료진들처럼 우리네 정치판도 하얗게 물들었으면 좋겠다. 더욱이 순천시민의 하얀 마음이 하늘마음인 것을, 뒤늦게라도 뭉쳐주는 순천시민정신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 순천지역 총선 후보자 중에서 때 묻지 않고 청렴한 후보가 누구일까? 순천만 국가정원을 유치하고 순천의 자존심을 세워줄 후보는 누구일까? 나눔과 정을 주고 희망을 줄 수 있는 후보는 누구일까? 그것은 “하얀 마음, 하늘마음”을 지닌 후보일 것이다.

대다수의 순천시민들은 기대한다. 하얀 마음과 하늘마음을 지닌 순천시민들은 순백의 하얀 옷을 사랑할 것이다. 마음이 일렁이는 순수의 정은 백의의 천사로, 시민의 정으로, 순천의 자존심으로, 노후보로 이어진다는 것을.